금융 금융일반

우리銀, 우크라 재건 참여 韓기업 지원한다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07 06:00

수정 2025.05.07 18:07

시중은행 첫 바르샤바 지점 개설
정진완 행장 "동유럽 시장 교두보"
물 산업 관련 중기 진출 지원 계획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김동찬 기자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밀라노(이탈리아)=김동찬 기자】 우리은행이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정식 지점을 개설하며 동유럽 금융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물 산업 관련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대한 금융 지원도 이어갈 방침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금융 지원을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2017년 2월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개설한 지 약 8년 만인 올해 3월 말 바르샤바에 지점을 개설했다.

폴란드는 유럽연합 회원국 중에서도 높은 경제성장률과 안정된 시장 환경을 갖춘 국가로 평가된다. 최근 3개년 평균 2.8%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은 2만3010달러 수준이다.

특히 동유럽과 서유럽의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인 만큼 국내 기업의 유럽 진출 거점지로 꼽힌다. 현재 바르샤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방산기업을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차 등 주요 기업들이 현지법인을 가동하고 있다.

국내 기업을 위한 금융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국내 은행 지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2020년부터 한국의 대폴란드 투자금액은 61억달러(2024년 8월 기준)에 이른다.

정 행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하게 된다면 이들에 대한 금융 지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로·교량·철도·공항 건설사업을 비롯해 태양광·풍력 등 에너지 인프라 사업, 수자원 및 폐기물 관리를 위한 시설 등 국내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간접자본(SOC) 재건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 기회도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은행은 특히 한국수자원공사와 2년 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물 산업 관련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정 행장은 "물을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나라가 많지 않다"며 "한국의 물 관리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재건과정에서 수자원 관련 사업은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바르샤바지점 개설은 정 행장이 2003~2004년 영국 런던지점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추진됐다. 정 행장은 그 때부터 바르샤바를 찾아 국내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바르샤바지점은 한국인 직원 4명과 현지직원 4~5명 등 총 10명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다.

정 행장은 "현지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배치해 지점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간산업 관련 사업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업"이라며 "오랫동안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폴란드를 시작으로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등 동유럽 전역으로 금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중 최초로 폴란드에 정식 지점을 개설한 만큼 K-금융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동유럽에서의 입지를 다져 유럽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