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수요예측 기업 10곳 그쳐
공모 회사채 발행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는데다 대선 이후 슈퍼 추경 가능성에 채권 금리가 요동칠 수 있어 기업들이 시장을 관망하고 있어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월 수요예측 명단에 올린 기업은 SK리츠, 메리츠금융지주, GS파워, KB증권 등 10곳에 그쳤다. 지난 4월 한 달에만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이 40곳에 가까웠던 것을 감안하면 급감한 수준이다. 채권평가사 키스자산평가(Kis넷)에 따르면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일 기준 0.59%p를 가리키고 있다.
국고채 금리 3년물(KIS 자산평가 기준)은 지난달 1일 연 2.585% 수준이었지만, 이달 2일 연 2.282%로 30.3bp 떨어졌다. 같은 기간 회사채 AA- 3년물 금리는 연 3.143%에서 연 2.872%로 27.1bp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작은 것이다. 채권금리 하락은 채권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즉 회사채보다 국고채 가격 상승 폭이 큰 것으로, 국고채 선호 심리가 더 강해졌다는 방증인 셈이다. 따라서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는 통상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종전보다 위축됐음을 의미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채 금리는 성장률 둔화 전망을 이미 대부분 반영한 수준"이라면서 "기준금리 인하 예상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은) 대선 후 추가 추경 등 금리 상승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추경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김 연구원은 "국회에서는 지난 1일 13조1000억원 규모의 추경이 통과됐다. 올해 국고채 발행량은 207조1000억원으로 당초 계획 대비 9조5000억원 늘었다"면서 "대선 이후에는 더 큰 규모의 추경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추경으로 인한 국채 발행 증가와 성장 둔화에 대한 완충 효과를 모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2~3개월은 금리 상승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경기침체 우려감이 더해지며 기업들의 도미노 신용등급 하향 전망도 나온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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