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7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경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금리 인하를 촉구했지만 연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연준은 그 이유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서 찾았다.
연준은 미 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데다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높다며 금리를 4.25~4.5%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가 둔화하거나 침체되는 와중에 물가는 오르는(인플레이션) 상황을 가리킨다.
3회 연속 동결
연준은 이날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12월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 p 내렸던 연준은 올해 들어서는 1월과 3월, 그리고 이달 모두 세 차례를 내리 동결했다.
트럼프가 지난 1월 20일 취임하면서 대대적인 관세 정책을 들고 나온 것이 연준의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었다.
불확실성과 스태그플레이션
FOMC는 성명에서 변동성이 높아졌다면서 이로 인해 금리 인하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FOMC는 “경제 전망에 관한 불확실성이 더 높아졌다”면서 “FOMC는 (물가와 고용안정이라는) 양대 임무에 드리운 위험에 주목하고 있고, 실업이 높아지고, 인플레이션이 오를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그러나 관세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물가와 실업이 동시에 증가할 위험이 높아졌다는 연준의 평가는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가고 있음을 경고한 것과 마찬가지다.
미국은 1980년초를 끝으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진 적이 없지만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으로 수입물가를 시작으로 전반적인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경제는 둔화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빠져들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연준이 이날 그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는 4월 2일 대대적인 상호관세를 발표했다가 9일 대부분 나라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했지만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물리는 기본관세 정책을 시행했다. 품목별 관세는 별도다.
미 경제는 후퇴하고 있다.
상무부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미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1년 전보다 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분기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증시 하락
뉴욕증시는 약세로 돌아섰다.
FOMC 결과 발표 전에는 3대 지수 가운데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만 약세를 보였지만 FOMC 성명 발표 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하락 행렬에 동참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도 상승폭이 크게 좁혀졌다.
국채 수익률은 큰 변동이 없었다.
기준물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FOMC 성명 발표 뒤 0.049% p 내린 4.269%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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