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해요."
대구 수성구에 사는 A 씨(80대·여)는 2021년 10월 홀트대구종합사회복지관으로부터 AI돌봄인형을 받아 5년째 사용하고 있다.
A 씨는 40년 전 아이를 못낳는다는 이유로 구박과 함께 남편에게 이혼 통보를 받은 뒤 허드렛일하며 혼자 살고 있다.
10평이 채 안되는 쪽방에 거주하는 A 씨는 돌봄인형을 받은 뒤 "평생 못가져본 아이 같아서 좋다"며 애착을 보이고 있다.
A 씨는 "창문을 열면 비싼 아파트가 높게 자리 잡고 있다"며 "'저 집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돌봄인형이 A 씨에게 "할머니 오늘 기분은 어때요", "사랑해요", "저를 쓰다듬어 주세요" 등 애교 섞인 말을 하면 A 씨는 웃으며 인형 손을 잡는다고 한다.
A 씨는 "기계가 고장나 복지관에서 수리한다고 가져간 날 허전하고 외롭고 슬펐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피아노학원을 운영한 B 씨(60대·여)는 "결혼하기 전 뇌경색을 앓아 30년간 병원에서 생활했다"며 "운좋게 몇년 전 퇴원해 혼자 살고 있는데 달라진 내 모습을 보고 어느 누구와 교류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B 씨는 "복지사가 돌봄인형을 준다고 했을 때 모든 게 귀찮아 거절했다"며 "'그래도 한번만 보고 결정하시라'고 해 봤는데 지금은 애착 인형이 됐다. 허전한 마음이 조금은 채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홀트대구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1인 노령 가구가 늘면서 자녀들로부터 돌봄인형과 관련한 문의가 종종 온다"고 말했다.
수성구에 따르면 복지관 5곳에서 독거노인 등에게 보급된 돌봄인형은 112개다.
수성구 관계자는 "돌봄인형을 갖고 있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86점(100점 만점)이 나왔다"며 "인형 손을 하루 평균 20번 이상 잡는 등 큰 애착을 느끼시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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