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신고 4분 내 출동 '시민 서포터즈' 체계 도입
"골든타임 잡아라"…충남소방, 전국 첫 심폐소생술 대응망 가동심정지 신고 4분 내 출동 '시민 서포터즈' 체계 도입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지난달 25일 서울 성동구 한 횡단보도 앞.
심정지로 쓰러진 한 노인이 시민들의 신속한 심폐소생술(CPR)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되찾았다.
행당제1동 통장 이은실(18통)씨는 당시 의식을 잃은 노인을 발견하고 즉시 CPR을 시작했다.
이씨는 현장에 있던 또 다른 시민과 교대로 가슴 압박을 이어갔고, 노인은 의식을 되찾은 뒤 119구급대에 인계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평소 부정맥으로 응급실을 자주 찾던 이씨는 꾸준히 응급처치법을 익혔고, 사건 발생 사흘 전에도 민방위 통대장 교육을 통해 심폐소생술을 재학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의 신속한 대응으로 위기를 넘긴 사례는 지난 3월 경북 경주에서도 있었다.
경주시 외동읍 입실2리 이장 이영훈 씨는 마을 주민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지자 즉시 CPR을 실시해 생명을 구했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위급상황에서 시민들의 빠른 대응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다.
충남소방본부는 체계적인 시민들의 대응을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역 사회 중심의 대응체계인 '우리 동네 CPR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응급처치 역량을 갖춘 인력을 CPR 서포터즈로 조직해 119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심정지 환자에게 신속한 CPR을 시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심정지 신고가 접수되면 환자 발생 지역 인근에 있는 CPR 서포터즈에게 실시간 문자 알림이 전송되고, 이들은 현장에서 CPR을 실시해 환자를 구급대에 인계하는 방식이다.
서포터즈는 소방공무원, 의용소방대원, 대한적십자사 소속 응급처치 자격 보유자, 자동심장충격기(AED) 설치 시설 관계자 등 실질적인 대응이 가능한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다.

이 시스템 도입의 핵심은 '골든타임'이다.
심정지 환자는 4분 이내에 CPR을 시행하면 생존 확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진다는 분석에 따라 생명 구조의 기회를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소방본부는 오는 8월까지 지역 기반 응급 대응 체계를 시범 운영한 뒤 효과를 분석해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반 모바일 앱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앱은 심정지 환자 발생 시 반경 300m 이내 CPR 서포터즈에게 자동으로 알림을 전송하는 기능을 갖출 예정이다.
강성구 충남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주임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생명 구조망을 통해 응급상황 대응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며 "더 많은 주민이 CPR 서포터즈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예고 없이 닥치는 심정지 상황에서 이웃의 빠른 손길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지역사회 전반에 CPR 문화가 확산하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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