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백악관에 거의 나타나지 않는 멜라니아 트럼프

뉴시스

입력 2025.05.08 08:25

수정 2025.05.08 08:25

취임 108일 지나도록 머문 기간 2주도 안돼 주로 뉴욕 체류…돈벌이 능한 건 부부 공통점 퍼스트레이디 역할 상당 부분 트럼프가 대신

[바티칸=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내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장례식 참석 뒤 귀국한 당일이 멜라니아의 55살 생일이었으나 두 사람은 공항에서 헤어져 각자의 공간으로 갔다.2025.05.8.
[바티칸=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내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장례식 참석 뒤 귀국한 당일이 멜라니아의 55살 생일이었으나 두 사람은 공항에서 헤어져 각자의 공간으로 갔다.2025.05.8.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8일 동안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이 백악관에 머문 날이 14일에도 미치지 못해 멜라니아의 행방이 백악관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가 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백악관 퍼스트레이디 거주 공간이 불이 켜지지 않고 셔터가 닫힌 채로 남아 있다. 멜라니아 트럼프가 워싱턴에 살지 않기 때문이다.

멜라니아는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나 플로리다 마러라고 저택에 몇 주씩 머물곤 한다.

멜라니아는 8일 바버라 부시 전 퍼스트레이디 기념우표 공개 행사와 군인 어머니를 위한 행사 참석을 위해 워싱턴에 나타날 예정이다.



퍼스트레이디 전문가 캐서린 젤리슨 오하이오대 교수는 멜라니아가 “베스 트루먼 이후 가장 존재감이 없는 퍼스트레이디”라고 지적했다.

“자신만의 세계를 좋아했다”는 트루먼 여사도 멜라니아처럼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주리주 인디펜던스의 ‘본거지’로 돌아갔었다고 한다.

퍼스트레이디 집무실이 있는 백악관 동관에는 직원들이 근무한다. 그러나 멜라니아가 출근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마러라고에서도 그의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백악관에서도 마러라고에서도 보기 힘들어

모든 부부들이 부침을 겪는 것이 사실이지만 트럼프 부부는 유독 심했다.

지난 한 해 동안 트럼프의 불륜을 다룬 재판, 두 차례 암살 시도, 선거 운동으로 부부 사이가 시련을 겪었다.

트럼프 부부 관계를 잘 아는 소식통은 특히 성인 배우 입막음 사건 재판이 두 사람 관계를 힘들게 했다고 전했다.

멜라니아는 당시 맨해튼 남부 법정과 트럼프 선거 운동 현장에 나타난 적이 없다.

트럼프 암살 시도도 멜라니아에게 큰 충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멜라니아는 2017년 1기 대통령 취임식 당시 퍼레이드 도중 차에서 내려 걷기를 싫어했을 정도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현재 백악관에서 전통적으로 퍼스트레이디가 해온 역할의 일부를 트럼프가 직접 하고 있다. 조명을 고르고 로즈 가든을 재설계하고 가족 거주 공간인 동관에서 백악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여성 역사의 달 리셉션을 주재하는 등이다.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시간은 갈수록 줄지만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노출을 통해 돈을 버는 법을 잘 안다는 점이다.

멜라니아는 지난 1월 남편의 취임식 하루 전 자신만의 암호 화폐를 출시하면서 소셜 미디어에 “지금 $MELANIA를 구매하세요”라고 썼다.

아마존과 퍼스트레이디 시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다큐멘터리 제작 계약도 맺었다. 계약액이 4000만 달러(약 559억 원)에 달한다.

1기 때도 멜라니아는 10살인 아들 배런의 전학을 위한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백악관 입주를 몇 달 미뤘었다.

배런은 현재 19살로 뉴욕대 1학년이다.

멜라니아는 지난 1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임기 동안 어느 곳에 머물 것이냐는 질문에 “백악관에 있겠지만 뉴욕에 있어야 할 때는 뉴욕에 있고, 팜비치에 있어야 할 때는 팜비치에 있겠다”고 답했다.

멜라니아는 지난달 1일 국무부에서 열린 국제 용기 있는 여성상 시상식에서 연설을 하면서 오랜 만에 워싱턴에 등장했다.

퍼스트레이디 인스타그램 계정 ‘FLOTUS’에는 동관 직원들이 “호기심 많은 젊은 정원사들을 백악관에서 맞이해 영광이었다”는 글이 적힌 동영상이 올라 있다. 이 영상에도 멜라니아는 등장하지 않는다.

◆트럼프가 백악관 첫 관람객 맞이하기도

백악관 첫 관람객들이 동관에 도착했을 때 그들을 맞은 것은 트럼프였다. 트럼프는 “퍼스트 레이디가 이 공간을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했지만 정작 멜라니아는 자리에 없었다.

1기 시절 멜라니아가 로즈 가든을 정비했다. 최근 트럼프가 이곳에 야외 행사를 위한 파티오를 만들기로 했다. 멜라니아는 트럼프의 계획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장미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고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무도회장을 지으려는 계획도 백악관 거주 공간 근처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동의했다.

다음 주 트럼프가 중동을 순방하는 동안 멜라니아는 함께 하지 않을 예정이다.


프란체스코 교황 장례식에 트럼프와 함께 참석한 멜라니아는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뉴저지주 뉴어크 공항에 도착했다. 멜라니아의 55번째 생일이던 그날 두 사람은 서로의 볼에 입을 맞춘 뒤 헤어졌다.
멜라니아는 자동차에, 트럼프는 전용 헬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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