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서 한 시간 못 움직인 '파킨슨병' 노인…경찰이 업어서 귀가 도와

"고맙다"는 노인에 "당연히 해야 할 일"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파킨슨병을 앓는 노인이 길거리에서 한 시간을 움직이지 못하다가 경찰에 구조돼 무사 귀가한 사연이 전해졌다.

7일 대한민국 경찰청 유튜브 채널에는 '파킨슨병으로 무려 한 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한 70대 어르신'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밤 11시께 파킨슨병을 앓는 70대 노인이 서울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휘청이며 걷고 있다.

그런데 노인이 집으로 가기 위해 한발 한발 내딛던 중 갑자기 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걸음이 멈췄다. 노인은 아무리 움직여보려 해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고, 길거리에 멈춰선 채 한 시간이 흘렀다.

한 시간을 그 자리에 서서 버티던 노인은 결국 경찰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파킨슨병으로 인해 거동이 어렵다'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골목길을 수색해 해당 노인을 발견했다.

[서울=뉴시스] 파킨슨병을 앓는 노인이 길거리에서 갑자기 걸음을 멈춘 가운데 경찰관들이 이 노인을 직접 업고 귀가시켰다.(사진=대한민국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관은 '도저히 걸을 수 없다'라는 노인의 말에, 노인을 등에 업고 귀가시키기로 했다.

노인은 이후 통화에서 "다리가 안 떨어져서 얼어 죽을 뻔했다. (경찰관 등에 업히고 나서) 속으로 '살았구나' 생각했다"라며 "그분들(경찰관들)에게 고맙다고 하니까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해서 무척 감동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무척 고마워서 (집에 가서) 혼자 막 울었다. 다음에 돈은 못 줘도 닭이라도 튀겨서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 "(날 업어준 경찰관이) 웃고, 먹는 걸 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 경찰관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노인의 말에,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노인을 직접 만났다.

경찰관들은 식사는 잘 챙겨 먹는지, 건강은 어떤지 안부를 물었고, 노인은 그런 경찰관들에게 거듭 '고맙다'라고 인사했다. 이에 경찰관들은 "언제든 도움이 필요할 때 불러달라"고 당부하며 다시 한번 노인의 집까지 동행했다.

누리꾼들은 "울컥했다. 경찰관들 감사하다", "한 시간이나 홀로 버티다가 신고하다니. 노인도 생각이 깊고 마음이 여리다", "경찰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