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단독]금감원 증권사 거점점포 검사 1호는 삼성증권…내부통제 본다

뉴시스

입력 2025.05.08 09:46

수정 2025.05.08 09:46

삼성증권, 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 많아…고액연봉 PB 불법 행위 점검할듯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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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중순부터 증권사 거점 점포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첫 타깃은 증권업계 최초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증권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21일부터 삼성증권 검사에 착수해 고액 자산가 비중이 높은 거점 점포의 영업·내부통제 실태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중순부터 채권 캡티브 영업과 관련해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검사를 나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삼성증권에 대해선 거점 점포 검사까지 함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담당 부서장인 금융투자검사1국장은 지난해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당시 은행 영업 지점 검사를 나갔던 국장인데 이번엔 증권사 지점 검사를 맡았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올해 금융투자 감독·검사 업무 설명회 통해 증권사 거점 점포를 점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몇년 새 증권사들이 점포 효율화로 지점 수는 줄이면서 일부 거점 점포에 고액 자산가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사고들이 많이 생기고 있고 대형화된 거점 점포들이 VIP 고객을 대상으로 제한된 서비스를 하다 보니 내부통제가 잘 되고 있는지 들여다 보는 차원"이라며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건 아닌지, 내부통제 섬이 돼 있는 건 아닌지 영업 포인트별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산관리(WM), 리테일 저변이 넓은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검사 대상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검사 첫 타깃이 된 삼성증권은 전통적으로 지점 중심 WM에 강점을 지닌 증권사다. 삼성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고액 자산가층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증권업계 최초로 '패밀리오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패밀리오피스는 일종의 '슈퍼 리치 서비스'로 초고액 자산가 개인뿐 아니라 가문 전체의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다. 현재는 국내 8개 증권사가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가입 100가문을 달성했으며 관리 자산은 20조원에 달해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금감원은 VIP 고객 비중이 높은 거점 점포가 내부통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건 아닌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특히 영업 지점 일선에서 고객들을 만나는 프라이빗 뱅커(PB)들의 내부통제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까지도 PB의 횡령 등 내부통제 부실 문제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에서는 PB 횡령·사기 사건이 있었으며, 삼성증권은 지난해 자체 정기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증빙서류를 누락한 일부 PB들에 대해 정직 등 중징계를 내렸다. 여기에는 증권가에서 연봉킹으로 알려진 PB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업계 관심이 쏠렸다.

PB들은 영업 실적에 따라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만큼 본사와 영업 지점에서 영업 잘하는 PB는 건드릴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돈을 잘 벌수록 회사에 소속된 존재라기보단 회사 시스템을 활용해 자기 영업을 하고 그만큼 회사와 나눠갖는 구조라는 것이다.

거점 점포에는 소위 '스타 PB'들이 몰려 있는데, 이들이 초고액 자산가와 1대1 방에 들어가 상담을 나누거나 하면 회사 차원에서 간섭하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와 영업 지점에게 PB는 영업 잘하고 돈만 잘 벌어오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증권사별로 고액 연봉자가 나오는 부서가 다른데, 삼성증권의 경우 WM 부문 PB들이 영업 실적을 토대로 많은 인센티브를 챙겨온 곳이다. 삼성증권의 스타 PB였던 강정구 전 WM 부문 수석은 2019~2022년 4년 연속 삼성증권 연봉킹을 차지했으며 지난해에도 고액 연봉자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달 말 은퇴를 선언하고 회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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