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만두 중심 성장 기회 모색
올리브영 K뷰티로 시장 공략 본격화
현지 파트너십 강화로 글로벌 확장 가속

8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4차 한류 붐에 맞춰 식품, 뷰티, 콘텐츠를 삼각 축으로 삼고 일본 맞춤형 전략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시 올해 첫 글로벌 현장 경영 국가로 일본을 택하며 현지 사업 확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사흘간 일본 도쿄를 방문했다. 출장에는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이석준 CJ 미래경영연구원장, 윤상현 CJ ENM 대표 등이 동행했다.
이 회장은 "일본에 다시 불붙은 한류 열풍은 K컬처 글로벌 확산의 결정적인 기회"라며 "비비고, 콘텐츠 등 일본 내 준비된 사업들이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화와 글로벌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해야 한다"며 신속한 현지 공략을 주문했다.
이 회장이 주목한 4차 한류 붐은 과거 K팝과 드라마 중심의 일시적 유행을 넘어 콘텐츠·식품·화장품·패션 등 한국 문화와 생활 전반에 대한 관심이 일상 속에 자리잡았다.
CJ그룹은 이를 '지속 가능한 한류 소비'로 보고 단순한 유행이 아닌 장기적 시장 성장의 기회라고 판단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CJ 제일제당은 약 1000억원을 투입해 치바현 키사라즈시에 축구장 6개 크기(4만2000㎡) 부지에 '비비고 만두' 생산 공장을 새로 짓는다.
오는 7월 완공 후 9월부터 가동 예정이며, 공장이 완공되면 CJ의 일본 내 생산 기지는 총 5곳으로 늘어난다. 연간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일본 냉동 만두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거점이다.
CJ 제일제당은 이 공장에서 기존 대표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와 함께 신제품 등을 출시하며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CJ 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 냉동김밥 등이 이온(AEON)·코스트코·아마존·라쿠텐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2023년 전 세계 국가 중 일본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비비고 김밥'은 이온과 코스트코를 중심으로 지난해 약 250만 개가 판매됐다.
일본을 중심으로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2019년 3조 1540억원에서 지난해 5조 5814억원으로 5년 간 77%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9%에서 49%로 늘었다.
CJ 제일제당 관계자는 "선제적인 해외 현지 인프라 구축을 통해 다시 불붙고 있는 'K트렌드'의 기회를 잡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CJ 올리브영은 CJ ENM과 한류 소비 저변 확대를 겨냥해 일본을 글로벌 뷰티 전초기지로 삼고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CJ그룹이 일본 시장 내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CJ 올리브영은 9일부터 11일까지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리는 케이콘 재팬(KCON JAPAN)2025에 참가해 40여개 브랜드, 100여개 제품을 선보인다.
케이콘(KCON)은 CJ ENM이 주최하는 글로벌 K컬처 페스티벌로, 전 세계에 한국 관련 콘텐츠를 알리는 복합 문화 사업이다.
CJ 올리브영은 지난 2016년부터 케이콘에 꾸준히 참여해온 만큼, 올해는 중소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확산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들이 현지 고객의 반응을 직접 살피고 해외 바이어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글로벌 진출 노하우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뒀다.
특히 글로벌 진출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발굴·육성하는 'K슈퍼루키 위드영' 프로그램을 통해 K뷰티 생태계를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
올리브영은 글로벌몰 앱 체험존과 자체 브랜드 존도 운영하며, 현지 고객과 바이어를 동시에 공략할 방침이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일본에서 만난 인물들을 통해 향후 CJ그룹이 콘텐츠와 유통 등 핵심 사업 전반에서 현지 파트너십 기반을 공고히 하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출장 기간 동안 사사키 다카시 TBS홀딩스 회장과 아베 류지로 사장을 만나 일본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콘텐츠 및 미디어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오카후지 마사히로 이토추상사 회장, 이마이 세이지 미즈호 금융그룹 회장, 카토 마사히코 미즈호은행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또 일본 경제·통화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호시 다케오 도쿄대 교수와도 만나 현지 시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
이는 일본 경제 흐름 등을 분석해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CJ가 일본을 아시아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라며 "이번 행보는 장기적인 글로벌 사업 기반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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