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핵보유국' 인도-파키스탄 확전 기로…양측 '승리 선언'에 달렸다

뉴시스

입력 2025.05.08 13:55

수정 2025.05.08 13:55

파키스탄, 인도 공습 받은 후 "전투기 5대 격추" '보복 대응' 갈음할 경우 갈등 봉합 가능성 높아 추가 행동 여지도…"현재로선 양측 다 확전 부담"
[바하왈푸르=AP/뉴시스]인도의 공격으로 파괴된 파키스탄 펀자브 지방 한 이슬람 모스크 모습. 파키스탄의 추가 보복 여부에 따라 확전 가능성이 점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5.05.08.
[바하왈푸르=AP/뉴시스]인도의 공격으로 파괴된 파키스탄 펀자브 지방 한 이슬람 모스크 모습. 파키스탄의 추가 보복 여부에 따라 확전 가능성이 점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5.05.08.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사실상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의 갈등이 무력 충돌로 번지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키스탄이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양측의 '승리 선언'에 따라 갈등 해소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지난 7일(현지 시간) 새벽 '신두르 작전'을 개시,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지역 9곳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교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달 22일 잠무 카슈미르 관광지 파할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이 파키스탄과 연계된 테러 조직 소행이라며, 추가 공격 징후가 포착돼 공격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공습으로 파키스탄에선 민간인 26명이 사망했다.

인도도 파키스탄이 포격을 가해 자국 민간인 15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보복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인도 공군 전투기 5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카슈미르=AP/뉴시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한 모스크가 지난 7일(현지 시간) 인도 미사일 공습을 받아 사망자가 발생, 자원봉사자들이 시신을 수습해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2025.05.08.
[카슈미르=AP/뉴시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한 모스크가 지난 7일(현지 시간) 인도 미사일 공습을 받아 사망자가 발생, 자원봉사자들이 시신을 수습해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2025.05.08.

파키스탄의 이후 대응 여부 및 규모에 따라 양국 갈등 격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주장대로 실제 인도 전투기가 격추돼 손실을 입혔다면 파키스탄이 이를 보복 대응으로 갈음하고 추가 행동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밀란 바이슈나브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남아시아 국장은 CNN에 "파키스탄은 격추된 (인도) 자산을 거론하며 승리를 주장할 수 있다"며 "상황이 불분명하더라도 이는 파키스탄이 인도 군사 목표물에 비용을 치르게 했다고 주장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 전투기가 실제 격추됐는지, 그랬다면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현재까지 불분명하다. 인도 측 국경 지역에서 인도 전투기 2~3대가 추락했다는 현지 보도와 목격자 증언 등이 있지만, 인도는 공식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 공식 발표를 종합할 때 인도 항공기가 파키스탄 영공을 침범했을 가능성은 작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파키스탄 군 당국은 공대공 미사일을 사용해 전투기를 격추시켰다고 발표했지만, 독립적으로 확인되진 않았다. 파키스탄 당국은 외국 외교관들에게 인도와 파키스탄을 나누는 선을 따라 약 1시간 동안 공중전을 벌였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보유한 장거리 미사일 규모를 고려할 때 서로 영공을 침범하지 않고도 공중 또는 지상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뉴델리=AP/뉴시스]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교차관(오른쪽에서 첫 번째)이 지난 7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신두르 작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5.08.
[뉴델리=AP/뉴시스]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교차관(오른쪽에서 첫 번째)이 지난 7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신두르 작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5.08.

파키스탄이 추가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

탄비 마단 브루킹스연구소 외교정책 선임 연구원은 인도군이 파키스탄 인구 밀집 지역인 펀자브주를 겨냥한 만큼, 이에 동등한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이 양측의 이전 마지막 충돌이었던 2019년 군 수장보다 더욱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적극적인 군사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인도가 파키스탄이 치명적인 보복에 나서면 재보복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일종의 '임계치'를 넘지 않는 선으로 대응을 자제할 수 있다.

[하이데라바드=AP/뉴시스] 지난 7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하이데라바드에서 인도의 미사일 공격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반인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5.08.
[하이데라바드=AP/뉴시스] 지난 7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하이데라바드에서 인도의 미사일 공격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반인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5.08.

현재로선 양측 모두 확전은 원치 않는 모양새다.

인도 정부는 테러 조직을 겨냥한 제한적이고 표적화된 공습이었다며, 긴장 고초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스리 차관도 브리핑에서 "이번 조치는 신중하고 긴장 고조를 피하며, 비례적이고 책임감 있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파할감 테러 공격 이후 들끓는 국민들의 분노를 진정시키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키스탄도 신중하고 자제력을 유지하며 대응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7일 밤 자국 영공이 다시 개방됐다며, 추가 대응 가능성을 낮췄다.

심각한 경제난으로 전쟁 장기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도 파키스탄엔 고려 요소다.


마단 연구원은 CNN에 "이전에 봤던 걸 토대로 볼 때, 두 나라 모두 대규모 전쟁을 원치 않는 이성적인 행위자들"이라며 "양측 모두 더 큰 분쟁이 발생할 경우 잃을 것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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