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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의 곰'으로 불린 산악사진가 안승일씨 별세

연합뉴스

입력 2025.05.08 16:21

수정 2025.05.08 16:21

'백두산의 곰'으로 불린 산악사진가 안승일씨 별세

'백두산의 곰'으로 불린 산악사진가 안승일씨 별세 (출처=연합뉴스)
'백두산의 곰'으로 불린 산악사진가 안승일씨 별세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삼각산 30년, 굴피집 한곳 10년, 백두산 20년. 수십년간 한 곳을 되풀이해서 찍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산악사진가 안승일씨가 8일 오전 10시께 경기도 파주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79세.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학생 때 삼각산을 오르며 산과 사진에 빠졌다. 서라벌예대 사진과를 중퇴했다. 젊어서는 광고 사진가로 활약했다. 2019년 10월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김한용 선생이 한국 광고사진의 1세대라면 우리가 2세대쯤 될 것이다.

내가 광고 일을 많이 했다. '라도'시계도 찍고 계몽사, 동아제약 광고도 했다"고 말했다.

2000년 인터넷 매체 '사람과 산'에 따르면 1982년 경기도 시흥 달동네에서 자신이 살던 집이 100만원 할 때, 첫 사진집 '산'을 500만원 들여서 펴냈다. 1990년에는 중학생 때부터 30년간 88곳에서 찍은 사진을 모아 두 번째 사진집 '삼각산'을 내놓았다. 1984년부터 10년 동안은 강원도 양양의 정족산 골짜기 굴피집(강원도 산간 지방에서 굴참나무 껍질을 벗겨 지붕을 얹은 집) 한곳을 되풀이해서 찍었다.

1993년 세 번째 사진집 '한라산'을 펴낸 뒤 1994년에 처음 가 본 백두산에 빠져 20년간 촬영했다. 중국 지린성 장백현의 백두산 아랫마을인 '이도백하'에 13평짜리 살림집을 마련해놓고 매년 6∼10개월 이상 머무르면서 야영과 등반을 되풀이했다. 수시로 헬기를 타고 항공촬영했고,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북한 쪽으로 백두산에 다녀오기도 했다. '사람과 산'에 따르면 천지 해돋이 사진을 한 장 찍으려고 백두산 청석봉을 서른 번 넘게 오른 뚝심의 사나이였다. 그래서 '백두산의 곰'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한 고인 (출처=연합뉴스)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한 고인 (출처=연합뉴스)

1970년과 1975년 '한국의 산' 사진전, 1994년 일본 사진가와 함께 '백두산 2인전'을 개최했다.
1998년 북한 사진가 김용남과 다시 '백두산 2인전', 2001년과 2004년에는 평양에서 '남북동공사진전', 2011년 서예가 권창륜과 2인전인 '산과 영과 기' 등을 열었다.

사진집은 '산'(1982), '삼각산'(1990), '한라산'(1993), '백두산'(1995), '굴피집'(1997), '아리랑'(1999), '고산화원'(高山花園)(2007), '천상지천하화'(天上池天下花)(2010), '백산백화'(白山百花)(2013), '아직도갈수없는산'(2013) 등을 펴냈다.


유족은 부인 송태순씨와 아들 안형모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 10일 오전. ☎ 02-3410-3151.

'백두산의 곰'으로 불린 산악사진가 안승일씨 별세 (출처=연합뉴스)
'백두산의 곰'으로 불린 산악사진가 안승일씨 별세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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