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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 데뷔' 채시라 "평생 목말랐던 꿈, '용궁 여왕' 역으로 이뤘다"

뉴스1

입력 2025.05.08 17:34

수정 2025.05.08 17:34

'단심'에서 무용수로 데뷔하는 배우 채시라(국립정동극장 제공)
'단심'에서 무용수로 데뷔하는 배우 채시라(국립정동극장 제공)


'단심'의 연출을 맡은 정구호.(국립정동극장 제공)
'단심'의 연출을 맡은 정구호.(국립정동극장 제공)


'단심'에 출연하는 무용수들. '심청' 역의 조하늘(왼쪽), '용궁여왕' 역의 채시라, '심청' 역의 박지연.(국립정동극장 제공)
'단심'에 출연하는 무용수들. '심청' 역의 조하늘(왼쪽), '용궁여왕' 역의 채시라, '심청' 역의 박지연.(국립정동극장 제공)


"안녕하세요, 무용수 채시라입니다(웃음). 제 생애 '무용수'라는 수식어가 이름 앞에 붙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배우 채시라(57)는 전통 연희극 '단심(單沈)'에서 정식 무용수로 무대에 오르는 소감에 대해 "무용수는 배우가 되기 전부터 품은 꿈이었는데, 무용수로 인사드릴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단심'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단심'은 국립정동극장이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연. 고전 설화 '심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채시라는 이번 공연에서 '용궁 여왕' 역을 맡아 15분간 무대에 선다.

배우로 데뷔한 지 40년 만에 무용수로 변신해 관객과 만나는 것이다.

'평생의 꿈'이라지만, 도전이 두렵진 않았을까. 채시라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고 즐긴다"며 "더군다나 무용은 오랜 꿈이었기에 선뜻 뛰어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왜 한다고 했을까?'"하고 생각이 든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연습해도 가시적인 발전이 보이지를 않아서였다.

박자 문제도 있었다. "내가 박자 감각이 없는 사람은 아닌데(웃음), 춤을 출 때 감정에 맞추다 보면 박자가 어긋나곤 했다"며 "박자에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이번에 '박자 훈련'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장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는 '무용수 채시라'에 대해 "'처음엔 될까?'하고 걱정했는데, 단원들과 똑같이 땀 흘리고, 겸손한 자세로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애쓰더라"라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추켜세웠다.

'심청'의 마음에 초점 맞춘 '단심'

'단심'의 이야기는 고전 '심청'을 따르지만, 이 공연이 주목하는 부분은 심청의 마음이다. 기존 심청 이야기가 '희생을 통한 효의 구현'을 그린다면, '단심'은 '규범에 대한 수용의 마음'과 '저항의 마음'이 서로 충돌하는 심청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다.

정구호 연출가는 고민의 산물이라고 했다. "심청 이야기는 워낙 잘 알려진 고전이라 '단심'만의 차별성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이 깊었다"며 "심청의 심정에 집중해, 효를 따르려는 심청 1과 자기의 희생에 질문을 던지는 심청 2로 나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정혜진 안무가도 덧붙였다.
"'단심'은 마음의 균형에 대한 성찰을 다룬 이야기"라며 "심청이 겪는 복잡한 내면의 여정을 섬세한 춤 동작으로 풀어냈다"고 했다.

정성숙 대표이사는 "30주년 기념작 '단심'은 전통 공연으로 이례적으로 50회 장기 공연을 추진한다"며 "오는 10월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연계해 특별 공연도 예정돼 있는데, 우리 전통 공연예술이 세계 무대로 도약하는 촉발제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단심'은 8일부터 6월 28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