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한상희 정윤미 손승환 기자 = 보수 단일화 시한을 사흘 앞둔 8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1시간 넘게 마주 앉았다. 시작은 악수였고 끝은 포옹이었지만,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이날 오후 국회 사랑재 강변서재 앞 야외 테이블에서 열린 공개 회동은 김 후보가 먼저 자리에 앉았고, 뒤이어 도착한 한 후보가 자리에 함께하면서 시작됐다. 지지자들의 '한덕수 사퇴' 구호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회동은 진행됐다.
한 후보는 국제 정세, 산업 경쟁력, 민생 위기, 여야 정국 등을 거론하며 발언의 주도권을 쥐었다.
한 후보가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당시 통상 협상, 한미일 안보 협력, 대중 관계 등 50여년 공직 경험을 길게 거론하자, 김 후보는 "정당에 대해선 한 번도 해보신 적 없죠. 저는 정당을 오래 해봤다"고 맞받아쳤다.
김 후보는 "당원도 아니고 (후보) 등록도 안 하겠다는 분이 제1정당 후보로 하자 없이 공식적으로 선출된 후보에게 '당신 왜 약속했는데 안 하느냐. 당신 당이 정하는 대로 해라' 이렇게 요구하는 경우는 전 세계 정당 역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단일화는 좋지만 (최소한 등록하고) 선거운동을 해보고 하자고 했는데 '나는 선거운동도 안 하고 등록도 안 하겠다'는 말 아닌가. 이건 자리를 내놓으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전 도중 김 후보가 "자기는 입당도 안 한 정당에서…"라고 말하자, 한 후보는 “'자기'라는 하는 건 굉장히 비하하는 말씀 같다. 그렇게 말씀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발끈하며 신경전이 고조되기도 했다.
같은 얘기가 장시간 반복되자 한 후보가 "우리 둘이 똑같은 얘기를 하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회동을 마무리할 것을 요청했다. 양측은 악수와 포옹으로 마무리했지만, 입장차는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회동 직후에도 신경전은 계속됐다.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의 단일화 요구는) 불법하고 부당하고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당 공식 후보를 해치는 것도 앞으로 엄중하게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 후보는 "전 지금도 낙관적"이라며 "단일화는 김 후보와 저 둘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추동력을 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가 어느 쪽으로 되든 김 후보를 열심히 제가 할 수 있는 한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후보가 여전히 낙관론을 펼쳤지만, 전날에 이어 이날도 회동에서 입장차만 재확인되며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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