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콘클라베서 새 교황 나왔다…즉위식까지 남은 절차는

뉴스1

입력 2025.05.09 01:31

수정 2025.05.09 01:31

콘클라베 절차.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콘클라베 절차.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8일(현지시간) 추기경단 비밀회의(콘클라베)에서 마침내 교황 선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향후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교황명 선정부터 즉위식까지, 제267대 교황은 수백 년간 지속돼 온 전통에 따라 취임 절차를 밟는다.

콘클라베에 참여한 133명의 추기경들은 이날 오후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피어오른 '흰 연기'와 이어진 성 베드로 대성당의 종소리로 제267대 교황이 선출됐음을 외부에 알렸다. 바티칸은 이 두가지만을 교황 선출 소식을 알리는 공식 수단으로 인정한다.

클레어 존슨 호주 가톨릭대학교(ACU) 전례연구센터장 겸 전례학·성사신학 교수는 "연기를 이용한 신호는 고대 문화에서도 사용되던 방식"이라며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시스티나 성당 내부에서 즉각적으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추기경단은 이어 후보자에게 교황직 수락 의향을 묻고, 후보자는 이를 수락한 뒤 교황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선택해야 한다.

존슨 교수는 "교황은 어떤 이름이든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우 그에게 깊은 영감을 준 인물을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과 환경 보호, 봉사의 삶으로 유명한 13세기 성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따랐다.

이름을 얻은 새 교황은 전세계 신도들과의 첫 대면 전 '눈물의 방'(Room of Tears)으로 향한다.

존슨 교수는 "신도들에게 처음 인사하는 순간 교황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며 "새 교황은 눈물의 방에서 앞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묵상하고, 군중에게 전할 말을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눈물의 방에서 교황은 짧은 기도와 침묵의 시간을 갖는다. 교황으로서의 새 삶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으로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다.

이어 공개 석상에 나서 신도들을 만나기 전 교황복으로 갈아입는다. 전통적으로 붉은 망토와 붉은 구두 등으로 장식되지만, 교황이 이를 선택할 수 있다. 베네딕토 16세는 전통 복장을 택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단순한 흰색 수단과 소박한 검은 구두, 흰색 두건(주케토)만을 착용했다.

교황이 신도들을 만나기 전, 마지막으로 선거인단 수석 추기경이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나와 "하베무스 파팜"('우리에게 교황이 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한다'는 뜻의 라틴어)이라고 선언한 뒤 새 교황의 이름을 공개한다.

발코니에서 군중 앞에 선 교황은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라는 전통적인 교황 연설을 라틴어로 낭독한다. 우르비 에트 오르비는 성탄절, 부활절, 새 교황 선출 시에만 사용되는 가톨릭 교회에서 가장 엄숙한 연설이다.

보통 우르비 에트 오르비 뒤에는 각국 언어로 인사를 건네는 순서가 이어진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선출 당시 파격을 선택, 군중에게 축복을 주는 대신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이는 그의 검소한 복장과 맞물려 '민중의 교황'으로서 겸손한 리더십을 펼치겠다는 다짐으로 받아들여졌다.

즉위식은 이 같은 절차 후 며칠 내에 거행된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05년 4월 19일에 선출된 뒤 닷새 뒤인 4월 24일 즉위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13일 선출돼 엿새 뒤인 3월 19일 즉위했다.

교황 즉위 미사에서는 '어부의 반지'가 수여된다.
이는 성 베드로를 상징하는 인장이 새겨진 금반지로, 교황의 사도적 계승을 나타내는 대표적 상징이다.

존슨 교수는 "이 반지는 교회의 지도자를 구별짓는 중요한 상징물로, 사도 베드로부터 현재 교황까지 이어지는 계승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 반지는 교황이 선종하거나 사임할 경우 폐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