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가 속개된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오후 6시 8분 새 교황이 뽑혔음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성베드로 대성당에서도 새 교황이 선출됐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천 명의 순례객과 군중들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종소리가 울리자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곧 이어 추기경단 수석 부제인 도미니크 맘베르티 추기경은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쳐 새 교황의 탄생을 알리고,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됐음과 함께 즉위명 레오 14세를 발표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1955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나, 남미에서 선교사로 오래 사목활동을 했다. 페루의 트루히요에서 약 10년간 봉사했고 페루 치클라요의 주교로 임명돼 2014~2023년 재임했다.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서임되면서 교황청의 주교 임명 부서인 주교성 장관을 맡아 왔다.
미국 출신의 첫 교황이며, 첫 아메리카 대륙 출신 교황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두번째 아메리카 대륙 출신으로 기록됐다. 그는 즉위명을 '레오 14세'로 선택했다.
전반적으로 중도·온건 성향이지만 이민자와 소외계층 포용 등 일부 사회 문제에 대해서는 진보적 입장을 취해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성베드로 대성당 중앙 로지아 발코니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첫 강복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에)'를 전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첫 강복에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부활하신 그리스도,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착한 목자이신 그리스도의 첫 인사"라고 말했다.
새 교황은 콘클라베 이틀째인 이날 예상보다 비교적 신속하게 선출됐다. 첫날에 이어 둘째날 오후까지 총 2번의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 후 이날 오후 3번째 연기가 흰 색으로 솟아올랐다. 투표횟수로는 4회째에 마무리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지 17일 만이다.
앞으로 레오 14세 교황은 며칠 내에 즉위 미사를 갖는다. 앞서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05년 4월 19일에 선출된 뒤 닷새 뒤인 4월 24일 즉위식을 가졌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13일 선출돼 엿새 뒤인 3월 19일 즉위식을 진행했다.
가톨릭 교회의 교황은 '그리스도의 대리자'이자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가톨릭 교회의 최고 목자 겸 바티칸 시국의 국가원수를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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