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코글루, EPL 16위 비판 여론 이겨내고 UEL 결승행 지휘
결승 상대 맨유도 15위 '폭망'…아모링 "우승 못하면 의미 없어"
울분에 찬 토트넘 감독 "이제 토트넘이 우승할까 두렵나"포스테코글루, EPL 16위 비판 여론 이겨내고 UEL 결승행 지휘
결승 상대 맨유도 15위 '폭망'…아모링 "우승 못하면 의미 없어"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토트넘 홋스퍼의 안지 포스테코글루(59) 감독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계에서 언론에 많이 시달린 사령탑 중 하나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비롯한 핵심 자원의 줄부상에 신음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원래 무모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과도한 압박과 빠른 전환을 중시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는 선수단에 가해진 체력 부하가 줄부상 탓에 더욱 커지면서 완전히 힘을 잃었다.
결국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토트넘은 16위로 추락했다.
이대로 시즌을 마친다면 22위로 강등당했던 1976-1977시즌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된다.
토트넘이 EPL 최종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건 15년 만의 일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토트넘 기자회견장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한 기자들의 질문은 날카로워졌고, 비판 기사는 쏟아졌다. 그는 '변방' 호주 출신의 감독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 선수들의 부상 정보가 구단 공식 발표 전에 보도된 점에 크게 불만을 표하는 등 예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토트넘은 9일(한국시간) 보되/글림트(노르웨이) 원정에서 승리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천신만고 끝에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마음속 울분을 드러냈다.
그는 결승 상대로 확정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관련한 질문에 "맨유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왜 신경을 써야 하나? 그게 나와 무슨 관련이 있나?"라며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이어 "당신들은 내가 여기 오기 전부터 토트넘 담당 기자였으니 더 잘 알 것 아닌가? 우승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지 잘 알지 않나?"라며 "이제 사람들은 토트넘이 정말 우승할까 봐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도전을 무너뜨리고 옥죄려고 한다. 맨유와 우리를 비교하려 한다"고 가시 돋친 말을 쏟아냈다.

'토트넘 역대 최악의 감독'이란 비판을 받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제 1승만 더 올리면 '17년 만에 공식 대회 우승컵을 안겨준 은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맨유와의 결승전은 절대 쉽지 않을 한판이다. 맨유 역시 EPL 15위로 시즌 농사가 '폭망'한 터라 UEL 우승컵이 간절하다.
이날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와 홈 2차전에서 4-1 완승을 거두고 결승행을 확정한 뒤 루벤 아모링 맨유 감독은 "나와 안지는 비슷한 상황이다. 모두에게 힘든 순간이고, 한 명만 이긴다"면서 "EPL에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기 때문에 우승컵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UEL 우승은 팬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라면서 "결승전 때문에 벌써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우승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고 힘줘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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