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출신으로, 올해 69세인 로버트 프란치스코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나타나 교황 '레오 14세'로서 세상에 소개되자 광장을 가득 메운 10만여 명의 교인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그러나 일부는 오랫동안 금기였던 미국인 교황의 탄생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WSJ은 전했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다수의 이탈리아인들은 이탈리아의 고위 성직자인 피에트로 파롤린이나 마테오 주피와 같이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추기경이 교황에 선출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로마의 대학생 안토이오 나탈레는 "솔직히 말해 나는 이탈리아 사람을 바랐다"며 "미국인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출신으로 로마에 유학하고 있는 대학생 파울라 라마스 페르난데스는 "새로운 교황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판단할 수는 없지만, 미국인인 것은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그동안 가톨릭 교계에서 미국인 교황은 금기였다. 미국은 정치·경제·군사 분야에서 이미 세계 패권국으로, 교황직까지 미국인에게 돌아갈 경우, 가톨릭 교회가 특정 국가의 영향 아래 놓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럼에도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이 금기를 깨고 교황에 등극했다.
이는 그가 교황청의 진보파와 보수파 모두를 끌어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신앙 기반 싱크탱크인 액튼 연구소의 명예 회장 로버트 시리코 신부는 "그는 진보주의자들도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인물이고, 보수주의자들도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인물"이라며 "그가 당선된 원인은 교계의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