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업계 대비 크게 낮은 성과급, '불만 폭주'
사측은 역대급 실적에도 '비상경영' 강조
신익현 대표 "불만 있으면 실명 건의하라"
노조 집행부 바꿔 사측과 임단협 협상 예정
![[성남=뉴시스] 김명년 기자 =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가 23일 경기 성남시 LIG넥스원 판교하우스에서 'LIG 글로벌 데이' 행사를 열고 회사의 글로벌 비전 및 미래 혁신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2024.09.23. kmn@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5/09/202505090955348641_l.jpg)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LIG넥스원의 내부 분위기가 요즘 뒤숭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평균 대비 현저히 낮은 성과급에 이어 난데 없는 '비상경영' 선포로 직원들의 불만이 불거지고 있어서다.
일부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우리 회사에 오지 말라"는 LIG넥스원 직원들의 진심 어린(?) 충고까지 보일 정도다.
워낙 직원들의 불만이 높다보니 노조 집행부가 사측과 협상을 제대로 못한다는 이유로 직원들에 의해 탄핵되고,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출범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범한 LIG넥스원 교섭대표노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LIG넥스원지회 제3기 집행부는 오는 14일 사측과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한다.
최원범 LIG넥스원지회 지회장은 지난달 24일 당선됐다. 이전 집행부가 탄핵 당해 새 집행부가 꾸려진 것이다.
LIG넥스원 노조 조합원들은 지난달 4일 전 지회장인 A씨에 대해 탄핵 표결을 의결했다. 전 지회장 A씨가 사측과 교섭 전략이 없고, 소통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A씨는 지회장 임기 1년만에 하차했다.
LIG넥스원 직원들의 불만은 동종업계 대비 현격히 낮은 성과급에서 출발한다. LIG넥스원의 지난해 성과급은 기본급의 105%(연구직 기준)로 책정됐다.
또 다른 방산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본급의 710%와 일시금 500만원을 지급한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낮은 금액이다. 역시 방산업체인 현대로템도 기본급의 500%와 일시금 1800만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한 바 있다.
노조는 이에 앞서 성과급 지급일(2월27일)을 일주일 앞두고 성과급 지급 방식을 변경하자는 투표를 실시했다. 성과급을 종전 영업이익의 10% 정액 배분에서 영업이익의 10% 정률 배분으로 바꾼 것이다.
정액 배분은 일정 금액대로 성과급을 주는 것이고, 정률 배분은 기본급의 일정 비율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정확한 개념 파악이 안된 채 정률 배분 변경 투표가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LIG넥스원 한 직원은 "기습적으로 노조에서 투표를 했다"며 "투표 때 직군별로 배분 방식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고, 정률 배분이 되면 수령 금액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도 제시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이 투표 결과 연구직 성과급이 사실상 3년 연속 줄었다고 주장한다. 일부 저연차 연구직들은 성과급을 300만원밖에 못받았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LIG넥스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29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보였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9.6% 급증한 113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LIG넥스원 직원들의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역대 최고 실적에도 불구, 경영진이 올 들어 '비상경영' 체제를 언급하자, 직원들은 못마땅하다는 입장이다. LIG넥스원 경영진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비해 내실 경영을 다져야 한다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올해 '비상경영' 기치를 내걸었다.
직원들은 이후 구내식당의 식단 질이 떨어지는가 하면, '출장 최소화'와 '주말 특근 금지' 같은 비공식 지침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급기야 사측은 직원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기 위해 신익현 대표이사가 직접 직원들과 소통하는 '엘 커미티(L-Committee) 미팅' 행사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 행사 이후 직원들의 불만은 더 커졌다. 직원들이 신익현 대표의 소통 방식이 사실상 불만자를 걸러내려는 차원이라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의 또 다른 직원은 "신익현 대표이사가 직원들과 미팅에서 익명으로 낸 의견은 듣지 않겠다며 의견이 있으면 카카오톡으로 보내거나 손을 들어 말하라고 했다"며 "처우 개선 부분은 답변도 하지 않은 채 비상경영만 강조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에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LIG넥스원에 오지 말라"는 '입사 금지'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LIG넥스원의 또 다른 직원은 "요즘 (직원들이) 다 탈출하려 한다"고 분위기를 밝혔다.
LIG넥스원 직원들은 새로운 노조 집행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노조는 직원들의 불만 사항들을 점검해, 성과급 정상화, 임금 및 처우 개선, 비상경영 기준 명문화 등을 사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새 집행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단계"라며 "무엇보다 성과급과 관련한 직원들의 불만을 사측에 전달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한번 지급한 성과급은 다시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익현 대표이사도 직원들과 소통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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