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호황 끝나나…트럼프 관세로 테크기업 실적 전망 어두워져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10 08:43

수정 2025.05.10 10:21

올해 1분기 실적 좋았지만, '관세' 때문에 美 온라인 광고 기업 '불안'
中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 광고 축소, 빅테크까지 흔들릴 가능성

중국의 테무와 쉐인 등의 공격적인 광고 집행이 더 이상 집행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의 주요 온라인 광고 기업들이 불황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테무와 쉐인 등의 공격적인 광고 집행이 더 이상 집행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의 주요 온라인 광고 기업들이 불황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온라인 광고 시장이 불황이 사실상 시작됐다. 그동안 면세 혜택을 이용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초저가 상품을 미국에 수출했던 온라인 광고 큰 손 중국의 테무와 쉐인 등이 관세 정책의 직격탄을 맞게 되면서다. 빅테크 기업은 물론, 나머지 소규모 온라인 광고 기업도 관세 태풍에 휩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온라인 광고 기업 1분기 호실적 냈지만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 빅테크의 올해 1·4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온라인 광고 부문에서 견실한 실적을 만들어내면서다.

세계 최대 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온라인 광고 매출 역시 올 1·4분기에 예상을 뛰어넘었다. 아마존의 1·4분기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 구글(9%)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16%)을 웃돌았다. 이와 함께 미국 최대 커뮤니티 기업 레딧과 스냅, 핀터레스트 등의 매출 역시 월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온라인 광고 플랫폼기업인 앱러빈과 더 트레이드 데스크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테크 기업들의 호실적이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바로 트럼프 행정부가 800달러 미만의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해주던 '소액 면세 제도'(de minimis)를 이달 2일부터 폐지하고 120%의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테무는 소액 면세 제도 때문에 구글 등에 대규모로 공격적인 광고를 해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제품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미국 소매기업들도 대규모로 광고를 할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메타의 수잔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페이스북의 주요 광고주인 중국의 테무와 쉐인 등에 혜택 아시아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온라인 광고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리 CFO는 "이번 분기 상황을 예상하기 어렵고 올해 남은 기간에 대해 예측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남은 기간 실적 악화될 듯

알파벳과 나머지 기업의 경영진들도 아시아 지역의 온라인 광고 매출 둔화와 올해 남은 기간 동안의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대해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이와 관련,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글로벌 자산 담당 책임자 사미르 사마나는 "온라인 광고 기업들의 1·4분기 실적이 정말 좋았지만 좋은 시절이 곧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그는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더 좋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마케터의 부사장 자스민 엔버그 역시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온라인 광고 기업들의 매출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빅테크 보다 작은 온라인 광고 플랫폼 기업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엔버그 부사장은 "광고주들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있을 때 작은 온라인 광고 플랫폼보다 대형 플랫폼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등의 빅테크도 광고 매출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컨설팅 기업 인터브랜드의 글로벌 브랜드 경제 담당 디렉터 그레그 실버맨은 "테무 등이 빠진 빈자리를 보고 다른 소매기업들이 광고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이전처럼 수익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웰스파고의 사마나 책임자는 "온라인 광고 기업이 처해있는 불확실성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의 무역 정책, 그리고 그로 인한 시장 변화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전이었던 올해 초 관세는 매우 낮았다"면서 "올해 말 관세는 더 높아질 것이고 이는 시장에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등 빅테크의 온라인 광고 매출 역시 올해 하반기 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A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등 빅테크의 온라인 광고 매출 역시 올해 하반기 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AP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