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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누르고, 에너지는 높이고…LG 마레이의 우승 로드맵

연합뉴스

입력 2025.05.10 10:34

수정 2025.05.10 10:34

챔프전 3경기 평균 17점 14.7리바운드 '펄펄'
감정은 누르고, 에너지는 높이고…LG 마레이의 우승 로드맵
챔프전 3경기 평균 17점 14.7리바운드 '펄펄'

LG 마레이 '간다' (출처=연합뉴스)
LG 마레이 '간다' (출처=연합뉴스)

(창원=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프로농구 창원 LG의 골 밑을 굳건히 지키는 아셈 마레이는 챔피언결정전에서 감정은 누르되 에너지는 높이기로 마음먹었다.

마레이는 서울 SK 상대 챔프전 3경기에서 평균 17.0점 14.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끈끈한 수비와 리바운드, 웬만해서는 밀리지 않는 몸싸움, 돌파 저지, 재빠른 손질 등 수비에 특화된 마레이의 플레이는 LG를 탄탄하게 받치며 챔프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그의 활약에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LG는 정규리그 1위 SK에 내리 3연승을 거두며 구단 사상 첫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 뒀다.

마레이는 챔프전 들어 더욱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한다.



9일 3차전에서 SK를 80-63으로 꺾은 뒤 기자회견에서 마레이는 "감정 컨트롤이 숙제"라며 "코트에서의 에너지 레벨은 높이면서 감정을 누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LG 아셈 마레이 자유투 (출처=연합뉴스)
LG 아셈 마레이 자유투 (출처=연합뉴스)

양준석, 유기상 등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인 LG는 화를 내거나 누군가를 탓하기보다는 즐겁게 서로 파이팅하자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코트에서 불같은 모습을 자주 보이던 마레이는 "내가 이경도에게 화를 낸 적이 있는데, 양준석이 내게 다가와 우린 '원팀'이라며 서로 칭찬하면서 하자고 해 나도 배웠다"며 "이런 부분을 계기로 좀 더 감정을 누르게 됐다"고 했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은 SK의 자밀 워니가 파울과 심판 콜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모습과 대비되기도 했다.

또 마레이가 심판을 탓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책을 하고, 벤치를 향해 미안하다는 사인을 보내면 화를 내려던 조상현 LG 감독도 한 번 더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선수단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자밀 워니를 막아라" (출처=연합뉴스)
"자밀 워니를 막아라" (출처=연합뉴스)

머리는 차갑게 식히고, 가슴은 뜨겁게 달군 마레이는 LG의 3연승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정규리그에서 역대 최소 경기 우승을 확정 짓고, 결국 41승을 거둔 SK의 전력이 그만큼 막강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챔프전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 양상이다.

마레이를 중심으로 한 LG의 수비 시스템이 '워니 고(GO)'를 효과적으로 봉쇄하면서 SK에 성공률이 떨어지는 외곽슛을 강요했고, 결국 내외곽이 모두 막힌 SK는 3경기 내내 LG와의 격차를 실감해야 했다.

마레이가 워니를 상대하는 데 집중하면서 올 시즌 정규리그 평균 22.6점, 플레이오프 평균 23.7점을 기록하던 워니의 득점력은 챔프전 들어 평균 18.7점으로 크게 떨어졌다.

양준석은 "팀 전체 수비에서 마레이가 워낙 잘 잡아주기 때문에 마레이를 믿고 수비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며 "SK가 워니를 중심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볼 없는 상황에서의 수비에 집중해 마레이를 많이 도와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레이는 "워니라는 굉장히 좋은 선수가 버티는 SK는 지금도 정말 좋은 팀"이라며 들뜨는 대신 냉정함을 유지했다.


이어 "상대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는 한편, SK에 대한 전술전략도 이어 나가면서 4차전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하며 우승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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