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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김문수, 시간 끌며 단일화 무산…읍참마속 심정 후보취소 결단"(종합)

뉴시스

입력 2025.05.10 12:37

수정 2025.05.10 12:37

"진심으로 죄송…단일화 미리 정해져있던 것 아냐" "김, 당원 신의 헌신짝같이 내팽개쳐…후보 되기 위해 술책" 후보 교체 절차상 하자 지적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어" '후보 교체 동의' 묻는 ARS 당원 투표 진행 중…저녁 10시 비대위서 추인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보 재선출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5.10.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보 재선출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5.10.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한재혁 기자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당 지도부 주도로 김문수 후보에서 한덕수 예비후보로의 대선 후보 재선출 절차가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설명하면서 "김 후보가 시간을 끌며 사실상 단일화를 무산시켰다"고 밝혔다. 이를 둘러싼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하면서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후보 재선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먼저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합의에 의한 단일화는 실패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는 누구 한 사람이나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라며 "누구를 위해 미리부터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다. 이번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마지막 실낱 같은 희망"이라고 했다.



그는 "80%가 넘는 당원이 후보 등록일 이전에 단일화할 것을 요구했다"며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서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 당원들의 명령이었다. 하지만 김 후보는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같이 내팽개쳤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를 겨냥해 "신속한 단일화 주장으로 국민과 당원들의 지지를 얻어 놓고 막상 후보가 되자 시간을 끌며 사실상 단일화를 무산시켰다"며 "김 후보에게 단일화는 후보가 되기 위한 술책일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후보는 지도부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과 거짓말을 반복하며 갈등을 일으켰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근거없는 음모론을 퍼트리면서 지지자들을 앞세워 당을 공격하는 자해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급기야 김 후보는 가처분 신청까지 내서 당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하고 당의 자율성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권 위원장은 "여러 차례 의총을 열었고 당원 여론조사로 의견을 모았다"며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렇게 모아진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 후보의 자격을 취소하고 새롭게 후보를 채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제 정치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단의 순간이었다. 앉아서 지는 쉬운 패배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며 "그렇게 한다면 책임질 일도 없고 저에게는 그냥 편한 길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지만 당의 주어진 역사적 책무와 끝까지 희망을 품고 계신 국민들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며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무거운 결단을 내렸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모든 책임은 제가 오롯이 질 것"이라고 했다.

권 위원장은 김 후보 선출 취소 이후 공고된 대통령후보자 선거 등록 기간이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자정부로 합의에 의한 단일화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우리도 아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후보 등록을 차단하고, 한 후보만 밀어주려는 의도 아닌가'라고 묻자 "김 후보와 한 후보 사이에 단일화 합의가 있었더라도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다"며 "단일화 절차에 대해 비판할 수는 있지만 정당한 비판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두 후보가 합의를 못 했기 때문에 단일화를 위해 당이 비상조치를 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제3의 후보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당 일각에서 지도부 사퇴 요구가 나온다'는 질문에 "적어도 지도부가 지금 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분에 연연해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지금 이런 상황을 방치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대선을 치렀으면 책임을 물을 일도 없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당원을 대상으로 한 후보로의 후보 변경에 찬성하는지를 묻는 ARS 투표를 진행 중이다. 당일 오후 9시에 투표 마감 후 이어 오후 10시에 비대위를 열어 이 결과를 추인하게 된다.

11일 오전에는 전국위원회가 소집되고, 전국위에서 취합된 의견을 바탕으로 같은 날 오후 4시에 비대위를 열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후 5시에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 대선 후보를 최종 확정하게 된다. 만약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당원 투표 결과가 나와도 해당 절차를 그대로 밟게 된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10일 새벽 비대위와 선관위 의결을 통해 김 후보의 후보 선출을 취소하고, 한 후보를 대통령후보자 선거 후보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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