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미국 프로야구(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컵스가 사상 첫 시카고 출신 미국인 교황 탄생을 기념하며 유쾌한 팬심 쟁탈전을 벌였다. 컵스 구단은 9일(한국시간) 홈구장 리글리필드 외부 전광판에 "교황은 컵스 팬이야"라는 문구를 내걸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이에 질세라 화이트삭스도 곧바로 홈구장 레이트 필드 전광판에 "헤이 시카고, 교황은 삭스 팬이야"라고 맞불을 놓으며 응수했다. 화이트삭스 구단은 소셜미디어(SNS)에 교황의 형이 "그는 한 번도 컵스 팬인 적이 없다. 화이트삭스 팬"이라고 주장하는 인터뷰 영상을 함께 게시하며 공세를 펼쳤다.
지난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은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 출신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을 선출했으며,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로 결정됐다. 1955년 시카고에서 태어난 레오 14세 교황은 1982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이다. 시카고 시민들은 '첫 미국인 교황이 시카고 태생'이라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MLB닷컴 역시 레오 14세 교황 선출을 축하하며 "레오 14세 교황은 어떤 팀을 응원할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교황 선출 소식에 시카고 지역 언론은 엇갈린 보도를 쏟아냈다. 컵스 팬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컵스 구단은 즉각 "교황은 컵스 팬"이라고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레오 14세는 시카고 남부 지역인 돌턴 태생으로, 지리적으로 화이트삭스 팬일 가능성이 크다"는 반박 기사가 제기됐다. 이러한 가운데 레오 14세 교황의 형 존 프레보스트는 WGN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은 컵스를 응원한 적이 없고, 늘 화이트삭스를 응원했다"고 증언하며 논쟁에 불을 지폈다. 그는 "어머니는 컵스 팬, 아버지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팬이어서 집안 내 팬심이 엇갈렸다"고 덧붙였다.
승기를 잡은 화이트삭스 구단은 "화이트삭스 팬이 바티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어 기쁘다"며 "교황의 이름을 새긴 화이트삭스 유니폼과 모자를 로마로 보냈다"고 밝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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