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국민의힘 탈당 후 미국행 직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만나 "이번 대선판은 양자 구도로 가겠다. 이재명 대 이준석 두 사람이 잘 한번 해보시라"고 10일 덕담했다.
홍 전 시장은 이준석 후보와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만나 "경선 때 보니까 (과거 이준석 당 대표도) 똑같은 꼴을 봤을 것이다. 30년 (국민의힘에서) 있던 나는 나와 버렸다. 더 이상 이 당에서는 못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도 "이번 국민의힘 경선은 경선 같지도 않은 경선이었다. 될 사람이 안 되고 또 엉뚱한 사람이 되고. 그것도 나중에 뒤집혔다"고 답했다.
홍 전 시장은 "이 당은 결국 한덕수를 밀고, 그다음에 가처분 들어가고 그렇게 해서 후보가 없어질 줄도 모른다"며 "그래서 이번 경선 때 이제 그만하겠다고 졸업했다. 하여튼 이번 대선에 잘해서 당선될 수 있도록 하시라"고 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 젊은 사람들이 계속 바꾸고 싶은 방향이 있었는데 이 대선 중에 자리를 비우시면 어떡하냐"고 만류했고, 홍 전 시장은 "그거야 이준석 대표가 이제 알아서 할 것이다. 열심히 하시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홍 전 시장님은 언제나 그렇듯 젊은 세대에 대한 고민이 많으시고,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고민이 많으시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홍 전 시장님이 다시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서, 또 우리가 함께 손잡고 고민했던 젊은 세대의 정치에 대한 고민을 다시 풀어나가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홍 전 시장님께서는 이번 선거가 사실상 이재명과 이준석의 양자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는 말씀을 주셨다. 예상치 못했던 말씀인데 저에 대한 기대가 크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깨에 큰 짐이 하나 이렇게 얹힌 것 같다. 홍 전 시장님이 이루려고 했던 정치적 비전까지 담아서, 이 보수 진영의 적장자로서 이번 선거를 이겨내겠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제가 당 대표를 맡아서 지난 대선에서 승리까지 이끌었던 정당이다. 그때와 너무 다른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다"며 "제가 지금 TV토론을 준비하는 절차도 병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가 누군지도, 그 후보의 비전과 공약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기 때문에 검증 질문이나 이런 것들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홍 전 시장님과 저는 지난 3년간 어떤 흑막이 지금까지 보수 정치를 망가뜨려왔던 것인지 공통의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며 "진영을 망가뜨리고 보수주의의 이름에 먹칠을 한 사람들이 당장 정치판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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