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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당 내홍 털고 보수재건 국정비전 제대로 보여줘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11 19:08

수정 2025.05.11 19:08

국힘 김문수 대선후보 등록 마쳐
용광로 선대위 결성해 반전 기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내 대통령 후보실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회동하며 포옹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내 대통령 후보실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회동하며 포옹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1일 중앙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당내 후보 경선 때부터 벌어진 깊은 내홍에 이어 김문수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려던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사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거침없는 대선 레이스에 나서며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계엄·탄핵으로 치러지는 조기대선이라는 점에서 초반부터 불리한 구도에 놓여 있다. 그런데도 당내 후보 결정 과정에서 초유의 사태들이 벌어지면서 위기를 자초한 형국이다.



시간이 짧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뛰어야 한다. 대선 레이스에서 역전승한다는 심정으로 대오를 재정비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결기가 필요하다. 당장 그동안 생겼던 내부 불신과 갈등을 걷어내는 작업이 요구된다. 후보 경선 과정에서 경쟁자들끼리 주고받은 막말과 깎아내리기 발언들은 씻기 어려운 상처로 남았다. 당 지도부와 후보 사이에도 깊은 앙금이 남아 있을 것이다. 각 후보를 지지하던 의원들 사이에도 지울 수 없는 상흔들이 남아 있다. 새롭게 시작하는 각오를 다져야만 지금까지 갈등 국면이 강한 후보를 탄생시키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오직 대선 승리만 바라보며 상호간 불신의 장벽을 걷어내야 한다. 현 지도부에 대한 불신임으로 대오를 흩트릴 시간이 없다. 용광로에서 하나가 된다는 심정으로 뭉쳐도 될까 말까 한 승부가 코앞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대선 후보 경쟁자들도 선거대책위원회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어제의 경쟁자가 이제는 동지라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 한덕수 후보뿐만 아니라 김문수 후보의 경쟁자였던 한동훈 전 대표 등 모든 후보 경쟁자들이 주저 없이 선대위 전면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처럼 당내 분열이 수습되어야 궁극적으로 '범보수 빅텐트'를 펼칠 수 있다. 이번 대선 경쟁은 중도층 표심 잡기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다. 보수든 진보든 기존 정당의 정체성에 회의감을 갖는 중도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범보수 연대를 통해 확장성을 도모해야 한다. 그런데 당내 구심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면 어느 누가 범보수 빅텐트에 동참하려 하겠는가.

마지막으로 당권을 쥐겠다는 정략적 셈법을 접어두고 보수의 가치를 확립하고 그에 걸맞은 정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무작정 반이재명을 외칠 게 아니라 유권자에게 설득력 있는 보수의 정책비전을 내놔야 한다. 김 후보가 중앙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한 "대한민국을 위대한 나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언급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비전과 정책을 내놓는 데 주력해야 한다.


대통령선거 투표일까지 20여일 남은 극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분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주의는 건강한 보수와 진보의 정책경쟁을 통해 성숙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국민의 여망을 받들기 위해선 지금부터라도 국민의힘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