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 추종 상품 한달새 하락 반전
거래대금도 3분의 1수준 '급감'
관세 부과를 사이에 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섰다는 관측에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 변동성지수(VIX)가 내리면서 이에 연동된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서는 시장 변동성이 차츰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당분간은 주요국 관세협상 결과에 따라 흔들릴 가능성을 열어놨다.
거래대금도 3분의 1수준 '급감'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4월 14일~5월 12일) 국내 상장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VIX S/T 선물 ETN' 수익률 평균은 -26.76%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의 '삼성 S&P500 VIX S/T 선물 ETN B'와 한국투자증권 '한투 S&P500 VIX S/T 선물 ETN(H) B' 수익률이 각각 -28.34%, -25.18%를 기록했다.
한 달 전(3월 13일~4월 11일)만 해도 35.29%에 이르렀던 수익률이 하락 반전한 것이다. 인기도 크게 식었다. 지난 3월 13일~4월 11일 해당 상품 거래량 평균이 68만7245증권, 거래대금 평균은 184억6907만원이었는데 최근 한 달 평균은 거래량 23만3634증권, 거래대금 67억4712만원으로 3분의 1 수준까지 급감했다.
이와 반대로 VIX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은 일제히 수익으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4월 14일~5월 12일) 국내 시장에 상장된 '인버스0.5X S&P500 VIX S/T선물 ETN' 4종의 수익률 평균은 11.26%였다. 직전 달(3월 11일~4월 11일) -21.60%였는데 상승 반전했다. 다만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반의 반토막이 됐다.
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세 공포와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요동치던 주식시장이 최근 안정을 되찾으면서다. 'S&P500 VIX S/T 선물 ETN'은 VIX 상승에, '인버스0.5X S&P500 VIX S/T선물 ETN'은 VIX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이다. VIX는 시카고옵션거래소가 산출하는 변동성 지수로,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30일간 기대하는 S&P500 옵션의 변동성을 수치화한 것이다. 투자자가 시장 변동성을 크게 예상할수록 지수가 올라 '공포지수'라고도 부른다.
지난 4월 7일 60.13까지 치솟았던 VIX는 최근 들어 내리는 추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하겠다고 번복하며 지난 9일 하루에만 -35.75% 급락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다가 지난 9일(현지 시간)에는 20선에 턱걸이한 21.90에 마감했다. 지난 7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미국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이 비교적 양호했고, 미국과 중국이 관세 협상 국면에 접어든 만큼 시장 변동성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며 "아직 안정적 수준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극단적 변동성 구간의 정점은 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관세 영향력이 남아 있어 주요국 무역협상 결과와 그에 따른 경제지표 등락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간밤 이틀에 걸친 무역 협상을 마친 뒤 미국과 중국은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12일(현지 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양국이 언급한 실질적인 진전과 시장이 기대한 진전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며 "향후 추가 논의 진행 시 협상 차질과 협상 재진전이 반복되면서 단기적인 증시 노이즈 발생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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