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파이낸셜뉴스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확인한 결과,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질풍가도'의 선거 캠페인음악 사용을 각자 의뢰해 원곡자에게 사용 승인을 모두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저작권협회 관계자는 "질풍가도의 작곡자와 작사가들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모두 대선 캠페인송 사용을 허락하는 것에 서명을 했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기간에 대중가요 등을 선거송으로 사용하려면, 저작권법 제46조에 따라 저작권자의 사전 허락을 먼저 받아야 한다. 공식적인 사용허가 및 사용료 납부, 승인 절차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통해 진행된다. 대선의 경우 사용료는 곡당 200만원이다.
질풍가도는 지난 2004년 투니버스에서 방영된 일본 애니메이션 '쾌걸 근육맨 2세'(원제 근육맨 니세이)의 한국어판 오프닝 주제가로 큰 인기를 끌었다. 대학축제와 야구장 '떼창 곡'으로도 유명하다. 유정석이 노래를 불렀고, 신동식이 작사, 박정식이 작곡했다. "한 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이라는 가사로 잘 알려져 있다. 강렬하고 희망적인 멜로디와 가사 덕분에, 만화팬뿐 아니라 스포츠 경기, 응원가, 각종 대중문화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다.
두 후보 캠프가 사용하는 선거송인 '질풍가도'는 같은 멜로디를 기반으로 하지만, 가사 내용은 각 후보의 메시지와 이미지를 반영해 다르게 개사됐다. 후렴구와 주요 멜로디는 동일하며, 각 후보의 이름과 슬로건, 정책 방향만 다르게 삽입했다.
이재명 후보 캠프는 "위기를 기회로, 새 시대 열어 갈 기호 1번 이재명" 등 자신의 철학과 목표를 담은 가사로 개사했다.
김문수 후보 캠프는 "거친 파도에도 굴하지 않게, 대한민국 발전을 이끌어 갈 김문수" 등 본인의 이미지를 살린 가사로 바꿨다.
두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가장 많은 캠페인송을 사용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는 후보들중에 가장 많은 18곡을 선거송으로 사용하고 있다. 로제의 리메이크로 역주행중인 윤수일의 히트곡 '아파트'를 비롯해 '붉은 노을', '부산 갈매기', '남행열차' 등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기성곡과 창작곡을 사용중이다. 창작곡으로는 윤일상 작곡 '지금은 이재명'과 릴피쉬 작곡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사용된다. 김문수 캠프는 질풍가도를 비롯해 영탁의 찐이야, UR MAN(SS501) 등 11곡을 선거송으로 사용한다. 김 후보 캠프는 창작곡 1곡도 채택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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