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우호적으로 마무리된 미·중 무역 협상에도 코스피가 이렇다 할 상승탄력을 받지 못한 채 2600선에 멈춰섰다. 증시는 향후 금리 인하 시점과 경기 지표에 따라 방향성을 모색할 전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9p(0.04%) 오른 2608.42에 거래를 마쳤다. 제네바 협상을 마친 미국과 중국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긍정 기류를 암시하며 지난 12일 1.17% 비교적 큰 폭 상승했지만, 정작 구체적인 협상 결과가 발표된 뒤 이날에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전 거래일 대비 0.21%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갈팡질팡하며 좁은 폭의 등락을 이어갔다.
미·중 관세 합의라는 '대형 호재'에도 증시가 웃을 수 없었던 건 이미 관세 부과로 인한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해 기술적 지지선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코스피는 관세 공포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 3월 말 수준으로 되돌림됐다. 지난 12일 종가 2607.33은 지난 3월 26일(2643.94) 이후 최고치였다. 미국 증시도 단기간 크게 반등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5800선, 나스닥 종합지수 18700선까지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물론 글로벌 주요 증시가 관세 충격으로 인한 하락 폭의 61.8% 이상 되돌린 상황으로 1차 분기점에 도달했다"며 "추세 반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전고점을 넘어설 수 있는 상승동력이 필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이 90일 관세 유예 기간을 설정했지만 후속 협상에 따라 불확실성은 얼마든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미·중 갈등 완화에 따른 달러 강세도 변수다. 최근 약세 흐름을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올라 이틀째 1400원대를 유지 중이다. 이 같은 환율 변동과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으로 외국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앞으로 증시 방향성은 미국의 소비, 물가 등 지표와 이에 따른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결정할 전망이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6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됐지만, 최근 지정학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9월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는 실정이다.
이에 증권가 전망도 6월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둔 '낙관론'과 9월 인하에 무게를 둔 '신중론'으로 나뉘고 있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박스권 상단 돌파 및 추가 상승은 결국 미국 경기 침체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라는 매크로 요인이 좌우할 것"이라며 "최소 90일간 위험선호심리 우위를 예상하지만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코스피는 글로벌 경기 및 미국 소비 회복에 따라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선거에 따른 적극적 경기 부양 가능성도 상승 요인"이라고 예상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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