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세상일, 한쪽 원한다고 막되는 것 아냐"
김문수 "대통령 되면 국회 민주당에 첫 요구해 이전"
이준석 "부산 가는 금융기관에 세제 혜택"
김문수 "대통령 되면 국회 민주당에 첫 요구해 이전"
이준석 "부산 가는 금융기관에 세제 혜택"

![[부산=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14.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5/14/202505141420105915_l.jpg)
![[부산=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권기흥 에이치라인해운해상직원노조 위원장과 해양수도 부산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5.05.14. kch0523@newsis.com /사진=뉴시스](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5/14/202505141419565247_l.jpg)



[파이낸셜뉴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공약했던 한국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이 사실상 무산됐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긴 침묵을 깨고 산업은행 이전의 현실적 어려움을 지적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그간의 유보적인 입장에서 나아가 해양수산부 이전에 HMM 본사 이전을 덧붙여 지역 민심을 아우르는 동시에 실현 가능한 약속을 내놓은 것이다.
산업은행 이전의 최종 걸림돌이었던 산업은행법 개정은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반대하면 통과할 수 없다. 사실상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물 건너간 셈이다.
이재명 후보는 14일 부산에서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옮기는 것이 가능했으면 바로 했겠지만 어려우니 못했다"면서 해양수산부와 해운사인 HMM의 부산 이전을 공약했다.
이 후보는 "여러분 산은 부산 이전 때문에 속 많이 끓이지 않냐"면서 "부산으로 이전하면 좋지만 세상 일이라는 것이 한 쪽이 원한다고 일방적으로 막 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의대 2000명도 밀어붙여서 나라를 이렇게 만드는 추진력 있는 분인데 부산으로 산은을 옮기는 것이 가능 했으면 바로 했을 것"이라며 "우리도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 서울의 한국은행, 산업은행 싹 다 부산으로 가져다주면 좋겠는데 그게 되나"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는 산은의 부산 이전을 약속했고 임기 내내 밀어붙였지만 국회 담당 상임위원회(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공약대로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 차원에서의 이전 추진이 꾸준히 진행됐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 제1항과 이전 반대 입장을 밝힌 오세훈 서울시장, 이전에 반대하는 산업은행 노조 등에 가로막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13일 산업은행 이전 예정지를 찾아 "대통령실도 국회도 옮기려고 하면서 산업은행을 못 옮기는 이유가 뭐냐"며 "(민주당이) 부산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산은은 정책금융으로 시중은행과 달라 어디로 가든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 선대위 발대식에서도 민주당을 향해 "산업은행 그거 하나 안 옮겨주는 그런 정당 확 찢어버려야 되지 않겠냐"며 맹공했다.
김 후보가 PK 지지율 확보를 위해 산업은행 이전 문제를 끌어들이자, 이재명 후보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으로 맞받았다. 이 후보는 "정치는 실현 가능한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이행함으로써 검증받고 재신임 받는 것"이라며 "선거에 나가면 실현 불가능한 약속을 안 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보고 자꾸 ‘아니 뭐 나중에 못하면 할 수 없지, 부산 산업은행 이전해 준다고 해, 부산 시민들이 원하잖아’ 하는데 제가 불가능한 약속을 속여서 할까"라며 "부산이 경제가 어렵고 인구도 줄고 젊은이들이 빠져나가서 힘드니 대안을 만들어야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복잡한 이해 관계 속 지지부진해진 산은 이전 대신 북극항로 활성화를 제시했다. 정부부처인 해양수산부와 해운기업인 HMM을 부산으로 옮겨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국가 기관은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원래 여기저기 찢어 놓으면 안 되지만 딱 1개, 해수부 만큼은 부산에다 옮기겠다"며 "업무 거의 대부분이 해양수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김문수 후보의 부산 지역 공약을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는 "제가 윤석열 후보 유세차에 올라가서 했던 말"이라며 "그게 안 지켜졌기 때문에 똑같은 말하는 것이고, 거짓말을 반복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동래구 유림회관을 찾아 "부산을 위해 새로운 비전을 이야기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부산에 본점을 둔 금융기관 세제 혜택을 통해 금융 중심지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산업은행 이전 자체에 반대하거나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부산으로 가는 기관에는 혜택을 주지만 구성원 간의 갈등이 있는 경우 밀어붙일 수는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간다고 해서 산은 거래기업이 부산으로 따라가겠나"면서 "기업이 부산에 있으면 산은더러 가지 말래도 관련 인력을 늘릴텐데 경제 살리기라는 취지는 좋지만 방식에 있어 앞뒤가 안 맞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산은에서 기업 구조개선, 플랜트 사업 등을 긴 시간 도맡은 인력은 그 자체로 고급 인력이고,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책기관에서 이탈해 시중은행이나 사기업으로 간다면 국가적 손실"이라며 "여의도를 국제금융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서울시장도 국민의힘 출신인데 내부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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