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14일부터 약속대로 쌍방 보복관세 대폭 인하...비관세 조치도 폐지 전망
90일 동안 관세 유예 돌입...트럼프 "中과 협상 예상, 시진핑과 대화할 수도"
美 재무 "中과 대화할 매커니즘 마련. 디커플링 원치 않아"
양국 무역합의로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 상향
90일 동안 관세 유예 돌입...트럼프 "中과 협상 예상, 시진핑과 대화할 수도"
美 재무 "中과 대화할 매커니즘 마련. 디커플링 원치 않아"
양국 무역합의로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 상향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중국이 2차 무역 전쟁을 멈추고 14일(현지시간)부터 약속한 ‘90일 휴전’에 들어갔다. 서방 금융사들은 이번 휴전으로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오른다고 내다봤다.
약속대로 관세 낮춰...非관세 보복도 철폐 예정
프랑스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각자의 현지 시간에 따라 각각 14일 0시 1분, 14일 낮 12시 1분을 기해 상대국에 부과한 관세율을 낮췄다. 양국은 이달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협상에 따라 14일부터 상대방 수입품에 올해 추가한 관세 91%p를 취소하고 90일 동안 24%p를 유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이 상대방 수입품에 적용하는 추가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각각 30%, 10%로 낮아졌다.미국은 14일 감세 조치 발효와 관련해 따로 성명을 내지 않았다. 중국 국무원 산하 관세세칙위원회는 13일 관세 인하 공고를 내고 "중미가 쌍방 관세 수준을 대폭 낮추는 것은 양국의 생산자·소비자 기대에 부합하는 것이자 중미 양국의 경제 교류와 세계 경제에 이로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은 관세 인하와 동시에 다른 무역 보복 조치도 물리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중국에서 발송한 800달러(약 114만원) 미만 소액 소포에 관세를 면제해주던 ‘소액면세제도’를 폐지하고 12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12일 발표에서 14일부터 소액 소포 관세를 54%로 깎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매체 중국중앙TV(CCTV)는 "4월 2일 이후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한 다른 비(非)관세 반격 조치는 중국 관련 부문이 조만간 상응해서 중단·취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중동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이달 중국과 진행한 관세 유예 합의에 대해 자랑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매우 강한 합의의 윤곽을 잡았다"면서 "나는 우리가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투자 포럼에 지난 10~11일 제네바 협상을 통해 향후 대화를 위한 ‘틀’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계획과 절차를 갖고 있었다. 중국과 없었던 건 메커니즘이었다"며 “이번 주말 이후, 우리는 이전처럼 상황이 악화하는 것은 피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베선트는 미국이 중국과 전면적인 공급망 탈동조화(디커플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핵심 전략 산업만 미국으로 데려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美中, 관세 합의 덕에 경제 성장 '청신호'
12일 미국 금융사 골드만삭스는 미중 무역 합의와 관세 유예로 인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보다 0.5%p 올린 1%로 상향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같은 기간 성장률을 0.1%p 상향해 1.3%로 예상했다. 스위스 UBS은행은 미중 합의로 인해 미국 GDP 성장률이 0.4%p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2.8%였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합의가 중국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14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4.6%로 상향했다. UBS 역시 중국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7~4%로 올리고 미중 양국의 최종 관세안과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5%였다. UBS의 왕타오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3일 SCMP를 통해 “무역 전쟁 완화는 올해 중국의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과 함께 중국 수출과 경제 성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금융사 모건스탠리의 로빈 싱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12일 투자자 보고서에서 2·4분기 중국 GDP 성장률을 현재 4.5%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무역 합의로 인해 실제 성장률이 더 올라 갈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미국 투자은행 JP모건 역시 12일 발표에서 올해 중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4.1%에서 4.8%로 상향했다. JP모건은 관세가 내려갈 경우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이 1.5%p 더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예측했다.
한편 트럼프는 13일 인터뷰에서 중국과 무역 협상에서 세부 내용을 결론짓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상대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렇다. 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그게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영국과는 그랬다"면서 자신이 영국과 무역 협상 가운데 돼지고기와 에탄올에서 양보를 더 얻어내기 위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직접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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