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세계로 뻗는 부산 레저산업… 그 뒤엔 관광기업지원센터 있다

변옥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14 19:15

수정 2025.05.14 20:01

매년 관광 스타트업 30~40곳 발굴
3년간 스케일업·홍보 등 적극 지원
참여기업 블루윙·서프홀릭 등 4곳
작년 설립 이래 첫 해외진출 성공
부산의 해양자원을 살린 관광기업들이 서핑, 요트를 비롯한 레저스포츠 등을 활용해 지역 관광 콘텐츠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사진은 노을 지는 저녁 부산지역 해수욕장에서 해양레포츠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한국관광공사 제공
부산의 해양자원을 살린 관광기업들이 서핑, 요트를 비롯한 레저스포츠 등을 활용해 지역 관광 콘텐츠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사진은 노을 지는 저녁 부산지역 해수욕장에서 해양레포츠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한국관광공사 제공
부산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먼저 '관광도시'를 떠올리곤 한다. 이런 부산의 관광산업을 키우고 산업의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채워나가는 곳들은 부산 관광기업이다.

이러한 관광기업들이 자금난, 인력난 등을 이겨내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물밑 지원하는 기관이 있다. 바로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다. 센터는 지난 2019년 전국 최초로 부산에서 관광기업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부산관광공사와 부산시, 영도구가 함께 운영한다.



센터는 설립 첫 해 지원기업의 매출액이 4억원에 그쳤지만 불과 5년 뒤인 지난해 약 251배 성장한 1005억원을 기록했다.

14일 센터에서 만난 홍현선 센터장은 "센터 지원기업에 선정된 예비(창업) 또는 초기기업들이 각종 육성사업을 거쳐 성장한 뒤 관광공사의 성장기업 지원을 받고 있다"며 "이렇게 기업들이 조금씩 커 나가는 모습들을 계속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관광기업들의 성장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센터가 설립 첫 해부터 올해까지 발굴한 육성 관광기업은 총 273개사다. 센터는 매년 30~40여개의 관광 스타트업을 육성기업으로 선정해 3년간 각종 지원사업과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매년 센터의 지원 하에 육성되고 있는 관광기업에 초기기업을 위한 교육 아카데미부터 스케일업 프로그램, 시장 진출 지원, 홍보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제공된다. 3년차 육성과정을 마친 졸업기업들은 사후관리로 각종 관광 분야 네트워킹 행사에 초청되는 등 비즈니스 확장 기회를 얻어갈 수 있다.

지역 관광산업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센터 설립 첫해 육성기업들의 101명 채용을 시작으로 이듬해 256명, 2021명 568명 등 6년간 총 3221명이 센터 육성 관광기업에 취업했다.

지난해에는 센터 최초로 지원기업 가운데 4개사가 해외 진출에 성공하며 부산 관광 스타트업이 해외시장에 첫 발을 디디는 성과를 거뒀다. 여행 교통·수송 관리 플랫폼 그라운드케이가 싱가포르에, 해양레저 인프라 운영사 블루윙과 서핑 레저 서비스 기업 서프홀릭은 베트남에, 국제회의 기획·연출 서비스 기업 '만만한녀석들'은 말레이시아에 각각 진출했다.

특히 부산의 해양자원을 살린 관광기업들도 센터의 지원 하에 성장을 이어오며 부산 관광의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 그 가운데 외국인 전용 관광패스인 '비짓부산 패스'의 제휴시설로 등록돼 있는 요트홀릭은 부산 해수욕장 일대에서 요트를 즐기는 콘텐츠로 바다 관광의 맛을 더해주고 있다.

또 해외 진출에도 성공한 서프홀릭은 지난해 센터의 해외판로개척 사업과 연계해 '2024 베트남 마이스 로드쇼'에 참가할 기회를 얻은 바 있다. 행사에서 베트남 현지 서핑 서비스 기업인 서프로와 적극적인 비즈니스 소통에 나선 결과, 베트남 현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으며 서프홀릭 다낭점 오픈 계약을 성사시켰다.

홍 센터장은 "부산 관광은 전통적인 관광업인 숙박업, 여행업 뿐 아니라 최근 커피·주류와 같은 F&B(식음료) 업종, 레저스포츠 업종 등 그 범위가 예전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지역 내 관광과 결합한 다양한 업종, 형태의 유망 기업들을 발굴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광기업들이 당면한 여러가지 문제점도 있다.

그는 "부산 관광 스타트업들은 여타 기술 스타트업과 같이 투자에 대한 수요가 높다. 그러나 다수의 투자사가 수도권에 몰려 있으며 테크기업 위주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에 센터는 올해부터 투자유치와 판로 지원 사업을 더 강화할 예정이다. 실질적으로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외 진출 사업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홍 센터장은 대부분의 국내 또는 해외 OTA(숙소·항공 등 예약 플랫폼) 주력 상품들이 아직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문제점을 짚었다. 오늘날 수많은 여행객들이 여행 관련 플랫폼으로 예약하는 추세인 가운데, 국내 관광상품은 수도권 지역의 점유율이 상당히 높은 현실이라는 것.

그는 "올해부터 OTA의 부산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OTA사들과 협업해 플랫폼 내 부산 글로컬 관광 상품을 점차 확장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내달 중 '케이케이데이'와 '프렌트립(프립)' 2개 OTA와 협약을 맺고 부산지역 관광 상품을 적극 발굴, 판매할 예정"이라라고 강조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