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경찰서, '치킨집 주류 대리 구매' 고소장 접수
주류 대리 구매 노쇼 사기 기승
전문가 "사기 염두에 두고 금액 선납토록 해야"
주류 대리 구매 노쇼 사기 기승
전문가 "사기 염두에 두고 금액 선납토록 해야"

[파이낸셜뉴스] 방송인 탁재훈씨 매니저를 사칭해 치킨집을 상대로 주류 대리구매 사기 의혹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사기 혐의로 해당 사건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면서 "피해자 조사를 진행 중이며 자세한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탁씨 매니저를 사칭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서모씨는 이날 서울 강남구의 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에게 전화와 문자로 "발베니 30년산을 준비해달라고 한다. 회식을 마치고 한번에 결제하겠다"고 요청했다. 서씨는 A씨가 자주 이용하는 주류회사가 아닌 B사에 주문을 넣어 달라며 오후 6시께 방문하겠다고 알렸다.
서씨는 A씨가 B사에 주류 주문을 마친 이후 "탁씨가 유명 개그맨과 함께 간다고 하니 2병을 추가로 주문해달라"고 추가로 요구했다.

A씨는 금액이 너무 커서 부담스럽다며 카드를 받아 결제할 수 있냐고 물었지만, 서씨는 촬영 보조 중이라 힘들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추가 주문을 해주면 오후 3시까지 음식값과 함께 결제하겠다"고 설득했다. B사와 몇 차례 거래하면서 환불이 가능했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그럼에도 A씨가 불안감을 드러내자 서씨는 "그럼 어쩔 수 없다. 취소하고 다른 곳 대관을 알아보겠다"고 답한 뒤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았다.
최근 연예인 소속사나 방송사 촬영팀을 사칭해 자영업자에게 주류 대리 구매를 시킨 뒤 금전을 가로채는 노쇼 사기가 확산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로 가수 임영웅·배우 하정우 등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사칭해 식당 예약을 빌미로 노쇼 피해를 유발하거나 대선 정국을 맞아 당직자를 사칭하는 사례도 있어 비상이 걸렸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제3자에게 우회적으로 돈을 입금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는 사기의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전체 금액의 50%를 선납하도록 하거나, 입금을 요청하는 사람이 제시하는 업체 주소를 확인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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