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 통해 세계에서 인정받는 아름다운 나라 되길"
"욕 안먹고 어떻게 사냐" 탄핵심판 지연 직언 뒤 비판에 겸허
유흥식 추기경 재외국민 투표…"기도하는 마음으로 한표""이번 선거 통해 세계에서 인정받는 아름다운 나라 되길"
"욕 안먹고 어떻게 사냐" 탄핵심판 지연 직언 뒤 비판에 겸허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제21대 대통령 선거 재외국민 투표 첫날인 20일(현지시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유 추기경은 이날 오전 이탈리아 로마 주재 한국대사관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투표한 뒤 재외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투표를 마친 그는 "사실 투표를 안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며 "우리나라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다시 투표하게 됐지만 이번 선거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하게 세계에서 인정받는, 아름답고 서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운 질서가 자리잡고 조화를 이루는 나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며 "남북 관계도 많이 어려운데, 새로운 길을 찾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 추기경에게 이번 투표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는 "그래서 투표를 기쁜 마음으로 했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했다"며 "우리나라가 새롭게 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담화문 발표 후 반응에 대해서는 "어떤 분들은 왜 가만히 있지 않고 나서냐고 비판도 했지만, 응원해주신 분들이 훨씬 많았다"며 "이 세상에 욕 안 먹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여러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였다.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유 추기경은 지난 7∼8일 열린 콘클라베(새 교황을 뽑는 추기경단 비밀회의)에 한국인 성직자로는 유일하게 참여했으며, 이번 재외국민 투표에서 다시 한번 투표권을 행사했다.
그는 "오는 23일 오전 10시에 새 교황 레오 14세를 개인적으로 알현하고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며 "6월 중순에 따로 교황을 뵐 계획이다. 한국의 새 정부와의 관계를 포함해 다양한 이슈를 폭넓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 같다"고 소개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