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예고한 파업 개시일이 임박했지만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약 협상 가능성은 여전히 묘연하다.
노조는 당초 요구했던 임금인상률 8.2%를 0%까지 낮출 수 있다며 협상 여지를 열었지만 사측 요구안인 임금 체계 개편을 두고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후폭풍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이번 주 막판 교섭 시한까지 합의가 불발돼 실제 파업이 시작될 경우 버스 운행 중단에 따른 대규모 시민 불편이 예상된다.
25일 서울시와 버스 운영업체를 대표하는 서울시버스사업조합(조합), 전국자동차 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노조)에 따르면 지난 19일 노조가 조합 측에 공문을 통해 단체교섭 재개를 요청한 1차 답변 시한은 이날까지다.
2차 시한은 오는 27일 오후 3시로, 노조는 이날 최종 결정권을 가진 교섭위원 단위의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지 않으면 2차 시한 때 마지막 협상 기회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26일에는 송파구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앞에서 협상을 촉구하는 1000여 명 규모의 집회를 열기로 했다.
통상임금은 연장·휴일·야간근로수당 등을 책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면 최종 임금도 오른다. 버스노동자는 기본급과 수당, 정기상여금을 포함해 월급을 수령하고 있는데,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례에 따르면 임금 계산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조합 측은 통상임금 확대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과중해지므로 상여금 폐지 등 임금 체계를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도 조합과 같은 부담을 지고 있다. 시는 민간 회사가 버스를 운행하고 시가 세금을 들여 적자를 보전해 주는 버스 준공영제를 운영 중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시내버스 운전직 4호봉 기준 임금은 월평균 513만 원으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할 경우 임금이 80만 원(15%) 늘어난다.
노조는 이번 협상안 중 임금인상률의 경우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측 최초 요구안인 0%에서 노조 측 최초 요구안인 8.2% 사이에서 조정하자는 것이다. 이 밖에도 △운전직 호봉 상한 상향(9호봉→11호봉) △정년 만 65세 연장(현행 만 63세) △하계 유급휴가 5일 신설 △고용안정협약 체결 등이 노조 측 요구안이다.
양측은 조건부 임금동결안 등을 포함해 7~8종류의 협상 시나리오를 두고 실무 협의단간 상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을 개시할 경우에는 양측 모두 여론 악화, 준공영제 개편 논의 등으로 이어지는 후폭풍을 맞닥뜨릴 우려가 높아 극적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조는 교섭이 최종 결렬될 경우 28일 첫차부터 전국 동시 파업에 나선다. 서울 시내·공항버스를 포함해 정기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 운행이 대규모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은 파업 결정 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파업 불참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경찰과 협조해 법적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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