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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홍수 피해 '여기'가 위험하다?!...AI 위험지도 보니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5.29 05:00

수정 2025.05.29 05:00

인공지능 모델 기반 폭우로 인한 침수 위험도 시군구 단위 지도. POSTECH 제공
인공지능 모델 기반 폭우로 인한 침수 위험도 시군구 단위 지도. POSTECH 제공

[파이낸셜뉴스]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의 침수 피해가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과 경북대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지역별 홍수 위험도를 예측하고 전국의 ‘홍수 위험지도’를 만든 결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부산을 중심으로 한 경남 지역 등 대도시 중심으로 폭우로 인한 위험도가 높았다.

이 지도는 POSTECH 연구팀이 AI를 활용해 만든 것으로 먼저, 최근 20년간(2002~2021년) 행정안전부가 기록한 전국 시군구별 홍수 피해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홍수 위험을 결정하는 네 가지 핵심 요소인 '위해성'(비가 얼마나 많이 오는지), '노출성'(위험에 노출된 인구와 시설), '취약성'(피해를 받기 쉬운 정도), '대응력'(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는지)을 세분화하고, 이를 AI에게 학습시켰다.

여러 AI 모델 중에서 'XGBoost'와 'Random Forest' 두 모델이 77%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홍수 피해를 예측했다.

흥미로운 점은 두 모델이 각각 다른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는 것이다. XGBoost는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포장면 비율(불투수면 비율)'을, Random Forest는 '하천 면적'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두 AI 모델 모두 서울과 인천 등 대도시를 '홍수 고위험 지역'으로 평가했다. 이는 인구 밀도가 높고 콘크리트 포장 면적이 넓으며, 하천 주변에 건물과 기반시설이 집중돼 있어 피해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홍수 위험에 대한 '예측 불확실성'을 수치로 평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러 AI 모델이 공통으로 위험하다고 평가한 지역은 방재 정책의 우선순위로, 모델 간 평가가 엇갈리는 지역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곳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한정된 예산으로 효과적인 홍수 대책을 세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연구팀은 실질적인 해결책도 제시했다.
AI 분석을 통해 '불투수면 비율'과 '하천 면적'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확인된 만큼,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빗물이 자연스럽게 땅으로 흡수될 수 있는 녹지 공간 확보와 하천 주변 개발 제한 등 자연 친화적 도시 개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문 제1저자인 POSTECH 이은미 씨는 “AI를 활용해 환경 변화와 실제 피해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며, “실질적인 홍수 대응 전략 마련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과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최근 환경과학 분야 저널인 ‘환경관리저널(Journal of Environmental Management)’에 게재됐다.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