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수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 인터뷰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아우토크립트는 짧은 시간 내 독자적인 기술력과 사업 모델을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매우 독특하고 선도적인 모델을 가진 기업입니다. 이번 IPO를 통해 아우토크립트의 가치를 시장에 알리고, 글로벌 도약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김덕수 아우토크립트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코스닥 상장을 앞둔 각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아우토크립트는 다음 달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IPO(기업공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자동차 해킹 막는 핵심 기술 보유…글로벌 21개 완성차 고객사 확보
지난 2019년 설립된 아우토크립트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전문기업이다.
회사는 차량 설계부터 개발, 시험, 검증, 양산에 이르는 '5단계 사이버보안 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보안 규제 대응에 최적화된 풀 밸류체인(Full Value Chain)을 갖췄다. 설계·개발·양산 단계에서는 보안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시험·검증 단계에서는 국제 규제(UNR155/156) 대응을 위한 TS(Technical Service) 검증과 보안 테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덕수 사장은 "아우토크립트는 사이버 보안을 기반으로 미래차의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특화된 기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차량 내외부 통신 보안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을 이끄는 핵심 파트너로 성장해왔으며 차량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통합 보안 소프트웨어와 함께 아시아 태평양 최초로 UNR 사이버보안 법규에 따른 인증을 수행할 수 있는 TS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과 인증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구조를 갖춘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아우토크립트는 현재 국내 차량 보안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아우토크립트와 완전히 동일한 사업 구조를 갖춘 경쟁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일부는 전장 부문에 특화돼 있고, 또 다른 기업은 인프라 혹은 자율주행에 집중하고 있지만, 차량 내·외부를 모두 아우르는 통합 보안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완성차를 대응하는 회사는 아우토크립트가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글로벌 시장의 경우 대부분의 경쟁사가 대형 보안 기업이나 부품사에 인수돼 운영되는 구조인 반면 아우토크립트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몇 안 되는 전문기업"이라며 "단일 고객사에 종속되지 않고 완성차 제조사·부품사들과 유연하게 협업할 수 있는 기술 구조와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사장은 "이런 구조 덕분에 다양한 국가와 제조사에 보안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꾸준히 축적되고 있으며, 특히 소프트웨어 기반 보안 솔루션이 양산차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로열티 기반 수익 모델'이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우토크립트의 로열티 모델은 단순한 프로젝트 수주를 넘어, 차량이 판매되는 만큼 소프트웨어 사용에 따른 수익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부품사로서 새로운 수익 구조를 실현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 자동차 생산국 사이버보안 법제 의무화…시장 성장 가속화
전방시장은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아우토크립트는 그 기반을 공급하는 핵심 기업으로서,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회사 주력 사업인 IVS에서 기회가 커질 전망이다. 유럽, 일본, 중국, 한국, 인도 등에서 보안 법제화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 일본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모든 신차에 자동차 사이버 보안을 적용하도록 했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오는 8월부터 판매되는 신차에 대해 보안 관리체계 인증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안전관리 조치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의무적인 보안 적용 대상이 되는 ECU의 수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어, 차량 1대 당 보안 적용 범위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기술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IVS 사업의 성장 속도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르다는 설명이다.
현재 회사 매출 비중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V2X 역시 자율주행 인프라 및 C-ITS(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 확대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비중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미국은 교통부(USDOT) 주도로 50억 달러 규모의 자율주행 인프라 예산이 투입되고 있으며, 인도 또한 오는 2029년까지 8억 달러 이상이 투입되는 도로 인프라 현대화 계획을 바탕으로 V2X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아우토크립트는 이런 각국의 국가 주도 사업에 이미 테스트 및 실증 프로젝트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으며, 실제 장비 연동·인증 기반 기술을 제공하면서 현지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따라 V2X 부문도 향후 매출 확대의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자동차 산업은 한 차종을 5~8년 동안 생산하고 최소 10년 이상의 부품·서비스 보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업체 선택에 극도로 신중하다"면서 "스타트업처럼 재무·지속성 검증이 부족한 기업과는 거래를 꺼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완성차·부품사 공급망에 편입되려면 거래소 등록, 신용 등급, 재무 투명성 등 다각도의 신뢰 지표를 제출해야 하며, 초기 협상·심사만 해도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아우토크립트가 상장을 추진한 핵심 배경도 바로 이 '신뢰성 증명' 요구에 있다. 김 사장은 "상장기업이 돼 재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성장성을 시장에서 평가받음으로써 장기 공급 파트너로서의 안정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상장은 아우토크립트가 자동차 업계의 긴 제품 수명주기와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충족하며, 지속 성장 가능한 파트너임을 증명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자 필수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우리가 속한 산업은 단순한 소프트웨어도 아니고,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도 아니다"라면서 "아우토크립트는 전통적인 틀에서 보기 어려운, 그러나 자동차 산업의 전환기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향후 사이버보안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상황에서 그 모든 것들을 할 수 있는 회사가 바로 아우토크립트"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우토크립트는 이번 상장으로 140만주(신주 100%)를 공모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는 1만8700~2만2000원, 공모 규모는 262억~308억원이다. 수요예측은 다음 달 4~11일 진행되며, 일반 청약은 같은달 16~17일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 달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아우토크립트는 유입되는 공모 자금을 활용해 기존 TS 사업의 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레벨3 자율주행차 인증을 다루는 UNR157, 그리고 레벨2 운전자보조시스템의 안전 요건을 명문화한 UNR171 등 신규 인증 영역에 대한 TS 자격 취득 및 사업 확장을 위한 기반 구축에 전략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일반 차량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영역까지 넓히고, 아우토크립트의 위상을 강화하며 글로벌 인증 시장 선점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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