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개봉




[파이낸셜뉴스] "재밌는 오락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의 흥행 감독 강형철이 '스윙키즈(2018)'이후 7년 만에 돌아왔다. 30일 개봉한 150억원 대작 '하이파이브'는 강 감독의 목표가 스크린에 충실히 구현된 코믹 액션영화다.
이 영화는 정체불명 남자의 장기를 이식받고 초능력자가 된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심장을 이식받고 천하장사가 된 태권소녀 완서(이재인), 장풍을 쏘는 작가 지망생 지성(안재홍), 비밀에 싸인 능력을 가진 요구르트 아줌마 선녀(라미란), 전자기파를 쥐락펴락하는 힙스터 기동(유아인), 치유능력을 갖게 된 직장인 약선(김희원)이 신이 되고 싶은 사이비 교주 영춘(신구·진영)에 맞선다.
일상과 비범을 오가는 영화는 B급 감성의 코미디와 박진감 넘치는 A급 액션을 유쾌하고 시원하게 펼친다. 특히 할리우드 슈퍼히어로와 달리 소시민들이 서로 힘을 합치는 과정이 우당탕탕 펼쳐지며 웃음을 자아낸다.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오정세 등 코미디 잘하는 배우들을 다 모은 강 감독은 "배우들 연기만으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기에 관록이 돋보이는 신구의 존재감과 후반부 액션 쾌감을 책임지는 신인 이재인과 진영의 활약도 돋보인다.
액션의 중심축인 완서의 모든 동작은 태권도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이재인은 약 10개월간 태권도, 복싱 등 액션 트레이닝을 거쳤고 와이어 액션을 위한 체조까지 다양한 훈련을 병행해 대부분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완서는 또 보폭이 3m로 초고속으로 움직이는데 이를 위해 블루 매트에서 이재인의 동작을 약 2000배속으로 촬영하고 VFX 효과를 더해 디지털 캐릭터를 만든 뒤 이를 각 장소에서 촬영한 배우의 연기와 합성해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완성했다.
완서의 능력은 후반부 마치 석상의 격돌처럼 보이길 원했다는 '막싸움의 달인' 영춘과의 대결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몸이 부서져라 끊임없이 합을 맞췄다는 둘의 액션신은 빠르고 짜릿하며 타격감이 넘친다.
전작 '써니'에서 국내외 유행곡을 풍성하게 사용해 향수를 자극했던 강 감독은 이번에도 음악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극에 리듬감을 불어넣는다. 완서가 언덕길을 달리며 초능력을 자각하는 첫 순간에는 스매싱 펌킨스의 '아이 엠 원(I am One)'이 짜릿함을 배가시킨다. '하이파이브'의 메인 테마나 다름없는 시스터 슬레지의 '위 아 패밀리(We Are Family)'는 결국 하나가 되는 멤버들의 끈끈한 팀워크를 상징한다.
안재홍은 이날 "강형철 매직이라고 부를 만큼 한 장면, 한 장면을 즐겁게 찍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라미란 역시 "요구르트 카트 추격신은 정말 많은 장소를 오가며 수십 차례 찍었다"며 "그걸 붙여놓으니 '시간 순삭'이라 아쉽기도 한데 그 여름 우리들의 뜨겁고 치열했던 현장이 생각난다"고 부연했다.
완서의 '딸바보' 아빠로 분한 오정세는 "눈이 즐겁고 귀가 즐겁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라고 표현했다.
이 영화는 출연 배우 중 한 명인 유아인 리스크로 개봉이 한동안 연기됐다.
강 감독은 "이 영화는 한 사람의 결과물이 아니라 많은 배우와 스태프들이 인생의 한때를 바쳐 만든 작품"이라며 "진심과 노력이 담긴 영화이기에, 그 즐거움이 관객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유아인 리스크를 상쇄할 재미가 있다"며 "개봉을 앞두고 스크린에서 다시 내 영화를 본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영광스러운 일인지 새삼 느낀다. 극장이라는 마법 같은 공간에서 모든 한국영화가 건승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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