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일본도 美 탈출 연구자 '모시기' 합류…오사카대 "100명 수용"

뉴시스

입력 2025.05.29 12:36

수정 2025.05.29 12:36

닛케이 "낮은 급여, 제도적 제약 등은 문제"
[버클리=AP/뉴시스] 지난달 1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열린 '고등교육을 위한 행동의 날(Day of Action for Higher Ed)' 시위에 참여한 시민. 2025.05.29.
[버클리=AP/뉴시스] 지난달 1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열린 '고등교육을 위한 행동의 날(Day of Action for Higher Ed)' 시위에 참여한 시민. 2025.05.29.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연구비 삭감 등으로 미국 내에서 연구 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워진 연구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일본의 주요 국립대들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다만 낮은 임금 수준과 제도적 제약 등으로 인해 젊은 연구자 중심의 유치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9일 세계 각국이 연구력 강화를 위해 연구자 유치에 나서는 가운데, 일본 도호쿠대와 오사카대 등이 미국 연구자 유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오사카대는 전날 미국 연구자 100명을 받아들일 체제를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수치 목표를 제시한 것은 일본 대학 중 오사카대가 처음이다.



오사카대 대학원 의학계 연구과는 기부금 등을 통해 6억 엔 이상(약 57억원)의 재원을 확보했다. 조만간 박사 학위 소지의 젊은 연구자를 대상으로 공개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연구비 삭감이나 해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내 연구자들이 주요 대상이다.

도호쿠대는 약 150억 엔(약 14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바탕으로 대학 개혁과 인재 전략을 추진 중이다.

젊고 유망한 연구자들이 일본에 장기 정착해 연구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미국 스탠퍼드대 등에서 현지 연구자 180명과 접촉했으며, 올해 안에 복수의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토대도 젊은 연구자 수용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일본 대학이 유치할 수 있는 인재는 주로 젊은 연구자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

도호쿠대 관계자는 닛케이에 "교수급의 경우 임금이 3배 이상 차이 나기 때문에 아무리 자금이 있어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쿄대의 한 교수도 "우수한 연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국가는 기금을 조성해 인재 확보에 나서야 하지만 움직임이 더디다"고 지적했다.

최정상급 연구자를 유치하려면 새로운 채용 포스트(채용 직위)를 마련하는 등 제도적 기반 정비도 필요하다고 이 신문은 제언했다.

일본은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대학 정책상 안정적인 연구자 고용을 위한 정규 포스트를 지속적으로 축소해 왔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인력을 증원하기도 쉽지 않다. 예산의 단년도 집행 원칙도 여전히 강고해 장기 과제에 대응할 수 있는 기금 체제 역시 미비한 상황이다.


반면 중국은 이미 최정상급 연구자 스카우트에 나섰다.

미국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등에서 35년간 신경과학 분야에서 활동해온 한 연구자가 최근 광둥성 선전시의 연구소로 이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도 미국 연구자의 이주를 지원하기 위해 약 5억유로(약 78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