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29일 경북 포항에서 해군 해상초계기가 야산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무원 4명은 전원 사망했다. 민간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49분께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인근 야산에 해군이 운용하는 P-3CK 초계기가 추락했다. 같은 날 오후 1시43분께 훈련차 포항기지에서 이륙한 지 6분 만이다.
초계기에는 소령 등 장교 2명과 부사관 2명이 탑승했다. 해군은 "해상초계기 승무원 시신 4구를 모두 확인했으며 현재 수습 중"이라고 설명했다. 비행기 날개 근처에서 발견된 각 사망자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나자, 소방 당국은 헬기 2대와 장비 17대, 인력 40명을 동원해 진화 작업과 동시에 탑승자 수색을 벌였다. 초계기는 불에 전소돼 기체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사고 초계기는 훈련 중이라 미사일 등 무기를 탑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투기처럼 조종사가 스스로 탈출할 수 있는 기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을 목격한 주민들은 사고 직전 초계기가 착륙을 위해 두 바퀴가량 선회 중이었으며, 갑자기 급하게 땅으로 떨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또 사고 여파로 굉음이 울렸다고 밝혔다.
해군은 "참모차장 주관으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 등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초계기인 P-3는 해군이 1995년부터 도입해 운용해 온 미국산 대잠초계기다. 록히드마틴이 개발해 1960년대 초부터 초기형인 P-3A가 생산됐고, 국내에는 성능 개량형인 P-3C 계열이 도입됐다.
터보프롭 엔진 4기를 장착했고 어뢰, 폭뢰, 폭탄, 미사일 등을 탑재해 잠수함과 해상 표적을 공격할 수 있어 ‘잠수함 킬러’로도 불린다.
1995년 당시 P-3C형 8기가 먼저 들어왔고, 이후 미군이 예비용으로 보유했던 P-3B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거의 새로 만들다시피 개조한 P-3CK 8대까지 총 16대가 도입됐다.
그러나 16대라는 수량으로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를 초계하면서 기체 혹사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일본의 경우 P-3C 102기를 1990년 이전에 도입해 운용하는 등 한국보다 월등한 초계 전력을 보유했다.
해군은 P-3 도입 10년 차였던 2005년과 20년 차였던 2015년 각각 P-3 '무사고 10년'과 '무사고 20년'을 달성했다고 알렸으나 도입 30년 차인 올해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2017년 1월에는 P-3CK가 초계 임무 수행 중 승무원 실수로 하푼 대함미사일 등 무기 3종류 6발을 해상에 투하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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