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 3년9개월여만…징역 3년 선고받고 보석 취소
'131억' 규모 MKT 타이어 몰드 배임 혐의는 무죄
法 "업무상 배임 기간 4년…일부 혐의 반성 안 해"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00억대 횡령·배임 혐의 관련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5.29. phot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5/29/202505291613337363_l.jpg)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29일 오후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그의 보석을 취소해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법인카드 관련 업무상 배임 기간이 4년에 가깝고 피고인(조 회장)이 차지하는 업무상 지위와 총수 일가로서의 지위를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죄책이 상당히 무겁고 죄질도 매우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배임수재와 아파트, 고급 승용차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의 범행을 부인하며 그다지 반성하는 태도 보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은 판결 확정 중 법인카드 배임죄와 관련해 모두 자백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고,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했다"는 등의 유리한 정상을 고려했다고 했다.
특경법상 배임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됐던 한국타이어 소속 박모 부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정모 부장과 한국타이어 법인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의 공소사실 가운데 지난 2022년 3월 합리적 채권회수 조치 없이 한국타이어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 자금 50억원을 현대자동차 협력사인 '리한'에 사적 목적으로 대여한 혐의(특경법상 배임)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채권 회수조치의 상당성과 합리성에 관해 충분한 검토 이뤄질 시간조차 확보하지 않고 충분한 사전검토를 거치지 않은 채 대여해주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배임의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또 재판부는 조 회장에게 적용됐던 법인카드 사적 사용 및 한국타이어가 고용한 운전사로 하여금 자신의 배우자를 전속 수행하게 함으로써 급여액 만큼의 손실을 끼친 혐의에 대해서는 업무상 배임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사적으로 사용할 용도의 차량 5대를 계열사 명의로 구입하거나 리스하도록 해 회사들에 피해를 입혔다는 대목에는 특경법상 배임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업무상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사적인 이사 비용, 가구 구입비를 한국타이어 회삿돈으로 지급하도록 하고 회사 소유 가구 2개를 주거지로 들고 가 쓰게 한 업무상 횡령 혐의는 조 회장이 이를 시인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00억대 횡령·배임 혐의 관련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5.29. phot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5/29/202505291613351725_l.jpg)
지인으로부터 한국타이어 계열사들의 업무 대행 여행사를 특정 회사로 일원화 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에 응한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인정했다. 다만 조 회장이 이런 수법으로 재산상 이득을 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며 추징금은 부과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조 회장의 MKT '타이어 몰드' 구입 관련 공정거래법 위반 및 특경법상 배임 혐의는 "무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4년 2월~2017년 12월 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사들이며 MKT에 유리한 단가를 통해 가격을 부풀려 구매한 혐의를 받았다.
MKT는 한국타이어 그룹에 인수되기 전까지는 한 적 없었던 배당을 통해 조 회장에게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약 64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기간 동안 한국타이어가 131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의심해 왔다.
이를 두고 재판부는 "신(新)단가 테이블(표) 도입 목적은 정당했다. MKT에 유리한 것도 아니다"라며 "MKT 인수를 통해 얻는 이익과 수반되는 위험, 소요되는 비용을 보면 MKT의 주식 100%를 취득한 점이 반드시 한국타이어에게 이익이 되는 상황이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조 회장이 지인에게 사업상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회사로 하여금 아파트를 무상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 배임수재 혐의도 무죄로 봤다.
검찰은 재판이 시작된 이후 조 회장에게 장선우 극동유화 대표가 설립한 우암건설에 '끼워넣기식' 공사를 발주하고 뒷돈을 챙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이날 선고는 지난 2023년 3월 검찰이 조 회장을 구속 기소한 지 3년 9개월여만이다. 조 회장은 법원이 같은 해 11월 보석 신청을 인용하면서 풀려난 채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 2월 27일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조 회장에게 징역 12년과 추징금 약 7896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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