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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공사 “아름다운 폐광?”…노사합의에 직원들 비판

뉴시스

입력 2025.05.29 17:35

수정 2025.05.29 17:35

대한석탄공사 ‘아름다운 폐광’ 노사합의에 본사 직원들 “우린 어디에?” "노사 화합?…현실은 분열"
대한석탄공사 김규환 사장과 공사 노동조합 김기준 위원장은 지난 28일 원주 본사에서 “상호 이해와 지속 가능한 협력”을 위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히고 있다.(사진=석탄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한석탄공사 김규환 사장과 공사 노동조합 김기준 위원장은 지난 28일 원주 본사에서 “상호 이해와 지속 가능한 협력”을 위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히고 있다.(사진=석탄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주=뉴시스]홍춘봉 기자 = 대한석탄공사가 ‘아름다운 폐광’을 내세우며 노사 간 소통과 협력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공사 내부에서는 “현실을 외면한 보여주기식 합의”라는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폐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대한석탄공사의 폐광 준비는 갈등과 불신 속에서 삐걱거리고 있다. 생존의 갈림길에 선 직원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날로 커져가고 있으며, 노사 간 형식적 합의만으로는 이들을 설득할 수 없다는 냉엄한 현실이 드러난 셈이다.

대한석탄공사(사장 김규환)와 공사 노동조합(위원장 김기준)은 지난 28일 원주 본사에서 “상호 이해와 지속 가능한 협력”을 위한 대화를 진행했다고 29일 밝혔다. 양측은 “진정성 있는 소통”을 강조하며, 폐광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서로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나눴다고 전했다.



김규환 사장은 “변화의 시기를 함께 이겨내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고, 김기준 위원장은 “조합원들의 불안과 요구를 전달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공사 내부, 특히 본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노사합의를 둘러싼 불신과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공사 본사노조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도계광업소 폐광에만 초점이 맞춰졌을 뿐, 본사 직원들의 고용 승계와 미래에 대한 언급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석탄공사 본사 직원 58명 가운데 폐광 마무리를 위해 잔류를 희망하고 있는 직원들의 숫자는 17명으로 알려졌으나 이에 대한 고용승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는 또 “노조는 수차례에 걸쳐 고용승계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측은 여전히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이 사안을 국회로 가져가자는 제안도 산업부 및 광해광물자원공단과 협의해야 할 실무 사안을 계속 지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김규환 사장이 신사업 개발 강행과 인사 전횡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에서, 이번 ‘노사합의’는 본질을 호도하려는 미화된 퍼포먼스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사 내부 일부 직원들은 “기준 없는 인사와 내부 소통 부재로 조직은 이미 붕괴 직전”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형식적 합의가 아니라 진정한 책임과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석탄공사 안팎에 직원들이 설치한 김규환 사장 퇴진 촉구 현수막.(사진=석탄공사 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석탄공사 안팎에 직원들이 설치한 김규환 사장 퇴진 촉구 현수막.(사진=석탄공사 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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