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 月 평균소득 535만원
소비지출은 가구당 295만원
물가영향 제외하면 0.7% 감소
올해 1·4분기 가계의 실질 소비지출이 7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 기간 동안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35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4.5% 늘었지만 소비는 오히려 줄었다. 소득이 늘어도 지출에 신중해지면서 평균 소비성향도 3분기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상계엄 사태, 미국 관세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심리를 위축시킨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비지출은 가구당 295만원
물가영향 제외하면 0.7% 감소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5만원으로 1년 전보다 1.4% 증가했다.
지출 항목별로 주거·수도·광열(5.8%), 식료품·비주류음료(2.6%) 등은 소비가 늘어난 반면 교통·운송(-3.7%), 의류·신발(-4.7%), 주류·담배(-4.3%) 등은 감소했다. 즉, 에너지 비용과 식비처럼 줄이기 어려운 지출은 늘고 자동차나 패션 등 선택적 지출은 줄여 '필수만 쓰자'는 소비경향이 뚜렷해진 셈이다.
1·4분기 가구당 처분가능소득은 422만8000원으로 4.5% 증가했다. 소비를 뺀 남은 돈인 '흑자액'은 127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3% 증가했다. 늘어난 소득을 소비보다 저축이나 유보로 더 많이 돌렸다는 의미다.
가계의 소비 여력을 보여주는 월평균 소비성향도 69.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1%p 하락한 수치로, 3분기 연속 하락세다. 소득이 늘었지만 실제 소비수준은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자동차 구매와 관련한 교통·운송과 의류·신발에서 소비지출이 줄어든 것이 평균 소비성향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상위층과 하위층 간 소득 흐름이 달라지면서 분배 지표는 악화했다. 1·4분기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보다 1.5% 감소한 114만원이었다.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92만1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 줄었다. 반면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88만4000원으로 5.6%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도 918만원으로 전년보다 5.9% 늘었다. 이에 따라 분배 지표는 더 악화됐다. 1·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32배로, 전년 동기(5.98배)보다 상승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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