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前대사 제주포럼 발표
전직 주한미국대사 "中, 서해서 '남중국해2.0' 구상하는 듯"해리 해리스 前대사 제주포럼 발표

(제주=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29일 "중국이 (한국) 서쪽 바다의 PMZ(잠정조치수역)라는 지역으로 눈을 돌리면서 우리 모두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군 제독 출신인 해리스 전 대사는 이날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인태지역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해양질서'를 주제로 열린 제주포럼 발표에서 다른 관련 문건의 표현을 인용한다는 설명과 함께 "중국이 서해에서 '남중국해 2.0'을 구상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PMZ는 한중이 서해상 해양경계획정 협상을 진행하던 중 어업분쟁 조정을 위해 지난 2000년 한중어업협정을 체결하면서 양국의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곳에 설정한 수역이다.
중국은 심해 어업 양식 시설과 관리시설이라며 구조물을 무단 설치했고, 최근에는 군사훈련을 위해 일부를 일시적으로 항행 금지구역으로 설정하면서 국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그의 언급은 중국이 오랜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처럼 PMZ에서의 장기적 영유권 주장을 염두에 두고 관련 움직임을 보이는 것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해리스 전 대사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김정은은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 달리 생각했던 적이 있지만 내가 틀렸던 것 같다"면서 "군사적 준비 태세를 갖추며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를 염두에 둔 듯 "민주주의가 가끔씩 그 과정이 깔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며칠 뒤 (대통령) 선거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너무나 아름답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발표를 시작하며 이날 경북 포항에서 훈련 중이던 해군 소속 P-3 해상 초계기가 추락해 탑승했던 군인이 순직한 데 조의를 표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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