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식민주의 문학 선두…매년 노벨문학상 후보 거론
시인 김지하에 영감…2016년엔 박경리문학상 수상

[서울=뉴시스] 조기용 수습 기자 = 아프리카 현대문학 거장 소설가 응구기 와 티옹오가 별세했다. 향년 87세.
응구기의 딸 완지쿠 와 응구기는 2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버지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완지쿠는 "아버지가 오늘 아침 별세했다. 충만한 삶을 사셨고, 훌륭한 투쟁을 하셨다"고 적었다.
응구기는 1938년 케냐 출생으로, 영국의 식민지 시절을 겪었다.
응우기는 식민주의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토착어인 키쿠유어로 소설을 집필했다.
그는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학의 선두 주자로 거론되며 2012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후보, 2009년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다.
한국과의 인연도 있다. 응구기가 처음 기쿠유어로 쓴 소설 '십자가 위의 악마'는 고(故) 김지하 시인의 시 ‘오적’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76년 일본에서 우연히 김지하의 책 ‘민중의 외침’ 영어판을 접하고 매료됐다고 한다.
그는 2016년 토지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했다. 당시 방한해 "김지하 선생의 장모님이어서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상"이라고 말했다. 또 케냐 카마티 교도소 투감 생활을 회상하며 '김지하의 정신'과 함께 했다고 밝혔다.
또 소설 '토지'의 배경을 언급하며 "한국과 제 작품의 배경을 이루는 케냐 사이에 무언가 유사점이 있다는 데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일본이 한국어를 억압했다는 점까지도 영국이 케냐의 아프리카 언어를 억압했다는 점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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