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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분리막 출하량 80%는 중국 업체 점유…한일은 정체

연합뉴스

입력 2025.05.30 09:47

수정 2025.05.30 09:47

SNE리서치 조사…지난해 분리막 출하량 302억㎡ 기록 도레이, 분리막 사업 축소 시사…"韓 반사이익 기대"
글로벌 분리막 출하량 80%는 중국 업체 점유…한일은 정체
SNE리서치 조사…지난해 분리막 출하량 302억㎡ 기록
도레이, 분리막 사업 축소 시사…"韓 반사이익 기대"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리튬이차전지 분리막 시장의 80% 이상을 중국계 업체들이 차지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계 분리막 제조사들은 정체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SKIET 폴란드 분리막 공장 (출처=연합뉴스)
SKIET 폴란드 분리막 공장 (출처=연합뉴스)

3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리튬이차전지 분리막 수요량은 232억㎡, 분리막 출하량은 302억㎡ 수준을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수요량은 30%, 출하량은 22% 증가했다.

수요량 대비 과도한 출하량은 고객사의 선제적 재고 확보, 과잉 생산 캐파 가동, 전략적 점유율 확대 경쟁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다. 최종 수요 부진과 맞물리며 출하 증가가 실질적인 판매로 이어지지 못했고, 이로 인해 다수 분리막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SNE리서치는 분석했다.



전체 출하량의 80% 이상을 중국계 업체들이 차지했으며, 이중 창신신소재(SEMCORP), 성원재질(Senior), 금력뉴에너지(Gellec) 등 주요 중국 제조사들이 상위권을 유지하며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

창신신소재는 연간 약 88억㎡(29.2%)를 출하하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금력뉴에너지는 기업공개(IPO) 추진 실패 이후 FSPG에 인수될 예정이라는 발표와 함께 출하량이 급증하면서 글로벌 3위권에 진입했다.

반면 아사히카세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WCP 등 한국·일본계 분리막 제조사들은 주요 전방 고객사의 재고조정과 유럽향 수요 둔화로 출하 실적이 정체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전기차 수요 회복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본격 성장세가 예상되는 올해 이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SNE리서치는 진단했다.

2024년 리튬이차전지 분리막 시장 (출처=연합뉴스)
2024년 리튬이차전지 분리막 시장 (출처=연합뉴스)

한편 일본 화학 대기업 도레이첨단소재가 전기차 시장 침체로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사업 철수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면서 한국 업체의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오야 미츠오 도레이 사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기차 시장의 정체 및 원가 상승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용 분리막 사업의 축소·철수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LG화학과 헝가리에 공동 투자한 분리막 법인에서 보유 지분 20%를 LG화학에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폴란드와 중국에 생산 거점을 확보한 SKIET 등이 도레이의 사업 후퇴에 따른 시장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분리막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예비 판정을 내린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공급망 내 한국 분리막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SNE리서치는 "도레이의 사업 철수는 단순한 공급 축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배터리 소재 공급망 재편의 신호탄"이라며 "한국 소재 업체들에는 오히려 기술력 기반의 시장 확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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