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젤렌스키 "러 '평화각서' 아직도 못봐…모스크바 제재·압박 필요"

뉴시스

입력 2025.05.30 10:17

수정 2025.05.30 10:17

러시아 제의 '이스탄불 2차협상' 4일 앞 우크라, 각서 전했으나 러 답신 못 받아 협상은 열릴듯…진척 가능성 매우 낮아
[앙카라=AP/ 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그들이 일주일 넘게 준비했다는 '(평화)각서'조차 아직 아무도 보지 못했다"며 러시아의 협상 의지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사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15일 튀르키예 앙카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5.05.16.
[앙카라=AP/ 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그들이 일주일 넘게 준비했다는 '(평화)각서'조차 아직 아무도 보지 못했다"며 러시아의 협상 의지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사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15일 튀르키예 앙카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5.05.16.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그들이 일주일 넘게 준비했다는 '(평화)각서'조차 아직 아무도 보지 못했다"며 러시아의 협상 의지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러시아에 자국 입장을 정리한 각서(memorandum)를 이미 전달했지만, 러시아는 내달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개최를 제안한 2차 협상 당일에 각서를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국민 연설에서 "각서는 우크라이나와 공유되지 않았고 우리 파트너 국가들, 첫 회담을 주최한 튀르키예와도 공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재국인 미국을 끌어들여 "그들은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했다"며 "이것은 러시아의 기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압박이 아닌 말로 모스크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믿는 국가들을 속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모스크바는 말로는 안 된다.

충분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이스탄불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로 참석한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은 28일 "(6월2일 협상) 출국 전까지 최소 4일이 주어진다. 그 시간 내에 우리에게 문서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도 "월요일(2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각서를 즉시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6월2일 협상 자체에 대한 동의를 하지 않았다며 협상이 실제로 개최돼야 각서를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러시아 각서를 본 뒤 협상 참여를 결정한다는 우크라이나 측 발언을 빌미 삼아 역공을 취한 것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29일 "우리는 월요일 이스탄불에서 2차 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아직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발언을 통해 각서의 핵심 내용을 구두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영구 중립화 개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진 중단 등 '갈등의 근본 원인 제거'가 골자다. 크름반도,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 등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점령지 인정도 포함된다.

우크라이나의 사실상 항복을 요구했다가 협상이 파행됐던 2022년 이스탄불 협상 당시 요구에 점령지 합병 인정이 추가된 이른바 '이스탄불 플러스' 요구로, 양국간 이견 조정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은 6월2일 이스탄불 협상 개최를 지원하고 있어, 우크라이나 입장과 무관하게 양국 간 회동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키스 켈로그 러시아·우크라이나특사는 29일 ABC뉴스 인터뷰를 통해 자신과 독일·프랑스·영국 안보보좌관이 내달 2일 이스탄불에 모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서 비공개 시 협상 거부 가능성을 시사한 우크라이나 정부를 향해 "저는 항상 '그런 말은 하지 마시고, 귀국이 (협상에)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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