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탈 엔비디아 가속도?…자국산 AI 칩 테스트 돌입

뉴시스

입력 2025.05.30 17:14

수정 2025.05.30 17:14

中, 엔비디아 재고 바닥 임박에 화웨이 칩 확보 경쟁 치열해져 AI 개발 지연 우려 속 '하이브리드 칩 전략' 모색 중
[그래픽=뉴시스] 3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은 AI 관련 내부 수요와 고객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 반도체를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재판매 및 DB금지.
[그래픽=뉴시스] 3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은 AI 관련 내부 수요와 고객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 반도체를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의 반도체 칩 수출 통제로, 중국의 주요 기술 기업들이 AI(인공지능) 개발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자국산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3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은 AI 관련 내부 수요와 고객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 반도체를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수출 규제를 더욱 강화했다.

반도체 AI 칩을 중국에 수출할 때 반드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제 조치를 내렸고, 전 세계 어디서든 중국 화웨이의 어센드 AI 칩을 사용하면 미국 수출 규제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경고장까지 날렸다.

현재 엔비디아는 트럼프 행정부 규제로, 중국 고객에게 H20보다 사양이 더 낮은 L20 프로세서를 판매하고 있다.

이 칩은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없고 연산 성능도 떨어진다. H20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 시절 대중 규제에 맞춰 재설계된 저사양 제품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기술 기업들이 보유한 엔비디아의 칩 재고는 빠르면 내년 초까지 AI 개발에 사용될 만큼밖에 안 남아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칩 주문은 배송까지 보통 3~6개월이 걸리는데, 엔비디아가 새 수출 규제에 부합하면서 경쟁력 갖춘 제품을 중국에 제공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바이두 AI 클라우드 책임자인 션 더우는 최근 애널리스트들에게 "문제 해결용 추론 처리에 적합한 여러 칩 옵션을 검토 중"이라며 "장기적으로 국산 자급 칩과 효율적인 소프트웨어 스택이 중국 AI 생태계의 토대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알리바바 CEO(최고경영자) 에디 우도 실적 발표에서 "고객 수요 증가에 대응해 다양한 솔루션을 적극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텐센트 마틴 라우 사장은 "엔비디아 칩을 몇 세대 정도는 더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추론 수요 증가에 대비해 대안 칩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안보부 산하 싱크탱크인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은 최근 SNS에 "미국의 수출 규제가 고통스럽지만, 화웨이의 어센드 칩을 중심으로 고성능 AI 칩의 독자 혁신이 촉진됐다"고 밝혔다.

◆화웨이 AI 칩 확보 경쟁…엔비디아 재고 소진 후 '3개월 지연' 우려

화웨이 칩의 주요 고객은 국영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을 비롯해 국방, 의료, 금융 등 민감한 산업군이었지만, 이제 더 많은 민간 기술 기업들이 화웨이 칩 확보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다만 미국이 최근 화웨이 칩 사용까지 규제한 만큼 주요 기업들은 테스트 상황을 외부에 알리는 데 신중한 모습이다.

GF증권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르면 7월부터 새로운 중국 수출용 칩 생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해당 제품은 최신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이지만, 데이터 처리 속도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탑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중국 시장을 위한 신제품과 관련해 당장 준비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에서 화웨이 칩으로의 전환은 AI 개발을 3개월가량 늦출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엔비디아 기반 학습 코드를 화웨이 기반으로 옮기려면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기업들은 현재 보유 중인 엔비디아 칩으로 학습을 지속하면서, 추론 작업에는 국산 칩을 병행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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