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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故현승준 교사 추모제…"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뉴시스

입력 2025.05.30 20:14

수정 2025.05.30 20:14

6개 교육단체 개최…교사·학생 등 모여 "희생 헛되이 되지 않도록 최선 다할 것"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6개 교육단체가 30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주차장에서 '제주 00중학교 선생님 추모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5.30. oyj4343@newsis.com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6개 교육단체가 30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주차장에서 '제주 00중학교 선생님 추모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5.30. oyj4343@newsis.com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 고(故) 현승준 교사를 추모하는 집회가 30일 열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등 6개 교육단체는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제주도교육청 주차장에서 현 교사의 추모제 '선생님을 기억합니다'를 개최했다.

추모제에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을 비롯해 교사와 학생, 시민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진상규명이 추모다' '우리가 서로를 지킵시다' 문구가 기재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현 교사를 기리는 묵념을 시작으로 추모 영상·공연, 동료교사와 도교육감 추모사 등이 진행됐다.

행사장 뒷편에 마련된 현 교사의 분향소를 향해 추모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졸업생 대표로 무대에 오른 현지호(17)군은 "선생님은 성격이 여리셨지만, 학생들에게 늘 긍정적이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혼자 감당하시며, 결코 주변에 부담을 주려 하지 않으셨다"고 회상했다.

또 "마지막 졸업식 날 선생님과 포옹하며 '선생님 덕분에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졸업 후에도 종종 선생님 얼굴 뵈러 찾아올게요'라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현 군은 "그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한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남겨주신 따뜻한 마음과 가르침을 마음에 새긴다"며 "선생님,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항상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고 추모했다.

6개 단체 대표자들은 2023년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로 학교 민원대응팀이 신설됐지만 현실에서는 무용지물이라고 호소했다. 지원과 예산 없이 추진되는 제도와 각종 공문만 늘어나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도교육청 주차장에서 열린 '제주 00중학교 선생님 추모제'에서 참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5.05.30. oyj4343@newsis.com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도교육청 주차장에서 열린 '제주 00중학교 선생님 추모제'에서 참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5.05.30. oyj4343@newsis.com
좋은교사운동 제주모임 소속 유홍열 표선초등학교 교사는 "왜 우리의 교육 현장이 선생님을 지켜주지 못했는가. 왜 선생님의 헌신이 보호 받지 못했는가. 교육청의 통합민원대응팀 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왜 가장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사가 가장 먼저 죽어야 하는가.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며 "선생님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이날 추모사 발언 직전 교사들에게 짧은 인삿말을 건넸으나 '사과하라' '개선하라' 등의 항의를 받았다.

그는 추모사를 통해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난데 대해 제주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으로서 너무나 가슴이 미어진다"며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을 홀로 감내하면서도 아이들을 위해 열정을 다해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의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고 전했다.

현 교사는 지난 22일 제주시 모 중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교무실에는 '학생 측 민원으로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가 놓여져 있었다.
현 교사의 유족은 현 교사가 학기초부터 개인전화를 통해 학생 측 민원에 스트레스를 장기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전담반을 꾸려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30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주차장에서 열린 '제주 00중학교 선생님 추모제'에서 참가자들이 분향소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5.05.30. oyj4343@newsis.com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30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주차장에서 열린 '제주 00중학교 선생님 추모제'에서 참가자들이 분향소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5.05.30. oyj434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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