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부진 이어가…이달 13일에야 첫 승리
선두 LG와 경기서 5⅓이닝 1실점 호투…5연승 발판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 삼성 선발투수 이승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5.05.30. scchoo@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5/30/202505302231519853_l.jpg)
불펜 투수로 뛰다 2024시즌 선발로 보직을 바꾼 이승현은 17경기에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올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됬다.
하지만 시즌 초반 부진에 시달렸다.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월2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3⅔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진 이승현은 4월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1피안타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했지만, 꾸준한 모습을 이어가지 못했다.
개막 이후 6차례 등판에서 5패만 떠안은 이승현은 13일 KT 위즈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작성하고 시즌 첫 승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가장 답답한 사람은 본인이었다. "야구장에 나오기도 싫었다"는 것이 이승현의 말이다.
하지만 이승현은 3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⅓이닝 4피안타 4탈삼진 3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반등의 발판을 놨다.
1회말 LG 리드오프 박해민을 볼넷으로 내보냈던 이승현은 김현수에 2루수 앞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없이 이닝을 마쳤다.
2회말에도 2사 후 오지환에 2루타를 헌납했지만, 구본혁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승현은 3회말 1사 후 신민재에 안타를, 박해민에 2루타를 맞은 후 김현수를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에 몰렸고, 오스틴 딘에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LG에 동점 점수를 줬다. 그러나 문보경을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워 추가 실점을 막았다.
볼넷 1개만 내주고 4회말을 마친 이승현은 5회말 선두타자 신민재에 우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박해민에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깔끔하게 이닝을 마쳤다.
1-1로 맞선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교체돼 승리와 연을 맺지는 못했으나 팀의 연승에 발판을 놓은 호투였다. 이승현의 호투로 선두 LG와 대등하게 맞선 삼성은 끈질긴 추격에도 4-3 승리를 거두며 5연승을 질주했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으나 경기를 마친 뒤 이승현의 표정은 밝았다.
이승현은 "시즌 초반 5이닝을 채우지 못하는 경기가 많아 너무 답답했다. 야구장에 나오기 싫을 정도였다"며 "스스로 생각이 너무 많았다. 자책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나 내가 이겨내지 못하면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조금 더 연습하고 노력했다"며 "앞으로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 20경기 정도 더 나갈 것 같은데 반타작만 하자는 생각으로 편하게 마음 먹었다"고 전했다.
경기 중간 위기 상황에서 이승현에게 힘을 준 것은 전날 우연히 보게 된 이탈리아어 '마이 파우라(Mai Paura)'였다. '두려워 말라,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승현은 "이탈리아에서 많이 쓰는 말이라고 들었다. 경기 내내 '마이 파우라'라는 단어를 많이 떠올렸다"며 "안타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의 공을 열심히 던져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LG 외국인 에이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허벅지 부상을 털고 45일 만에 복귀전을 치렀지만 이승현은 오로지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했다.
이승현은 "상대 에이스가 나온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 상대팀 타자들만 생각하고 분석했다"며 "팀이 연승 중이었고,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승현의 구속도 눈에 띄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평균 구속이 시속 140㎞ 초반대에 맴돌았지만, 이날은 최고 구속이 시속 147㎞까지 나왔다.
"구속이 그렇게 나온 줄 몰랐다"며 웃은 이승현은 "시속 147㎞이 오랜만이라 내가 던진 것이 맞나 싶었다"고 농담했다.
그는 "세게 던지려고 했는데 밸런스가 좋았다. 최일언 코치님께서 개인적으로 잡아주셨는데 그런 점이 잘 됐다"며 "투수들끼리 모여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 셰도우 피칭 등을 많이 했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날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도 고루 섞어 던진 이승현은 "커브의 릴리스 포인트를 잡지 못해서 스트라이크존에 넣지를 못했다. 오늘은 스트라이크존에 비슷하게 들어가는 커브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13일 KT전 이후로는 아직 승리가 없는 이승현은 "한창 안 좋았을 때보다는 많이 좋아졌다. 다음에는 승리도 따내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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