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친 유럽' 여당 vs '트럼프 지원' 보수…내일 폴란드 대선 초접전

뉴시스

입력 2025.05.31 05:00

수정 2025.05.31 05:00

주초 여론조사서 45.7% - 44.9% 거의 동률 투스크 총리 리더십 대선 결과에 따라 좌우
[바르샤바=AP/뉴시스]내달 1일(현지 시간) 치러지는 폴란드 대선 결선에서 유럽연합(EU)이 지지하는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지원을 받는 보수 성향 카롤 나브로츠키 후보가 맞붙는다. 사진은 트샤스코프스키 바르샤바 시장이 2020년 7월13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패한 뒤 안제이 두다 대통령 재선을 축하하는 모습. 2020.07.14.
[바르샤바=AP/뉴시스]내달 1일(현지 시간) 치러지는 폴란드 대선 결선에서 유럽연합(EU)이 지지하는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지원을 받는 보수 성향 카롤 나브로츠키 후보가 맞붙는다. 사진은 트샤스코프스키 바르샤바 시장이 2020년 7월13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패한 뒤 안제이 두다 대통령 재선을 축하하는 모습. 2020.07.14.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내달 1일(현지 시간) 치러지는 폴란드 대선 결선에서 유럽연합(EU)이 지지하는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지원을 받는 보수 성향 카롤 나브로츠키 후보가 맞붙는다.

폴리티코, 도이체벨레, BBC 등 유럽 언론에 따르면 양 후보가 결선 막바지까지 '초박빙' 접전 양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EU와 미국 등 국제사회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여론조사 회사 IBRIS가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샤스코프스키 후보 지지율은 45.7%, 나브로츠키 후보 지지율은 44.9%로 오차범위 내 접전세다.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7.8%에 달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친 EU 성향 도날트 투스크 총리 내각의 남은 임기 국정 동력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투스크 총리 임기는 2027년 총선까지다.

폴란드는 총리가 국정을 주도하는 의원내각제 국가지만, 대통령도 외교·국방을 어느 정도 분담하고 의회가 통과시킨 법률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일부 실권을 행사하고 있다.

보수 야당 법과정의당(PiS) 출신 안제이 두다 현 대통령은 투스크 총리의 의회 운영에 종종 거부권을 행사하며 긴장 관계를 이어왔다.

투스크 총리 소속당인 시민연합의 트샤스코프스키 후보가 당선되면 행정부 수반 소속정당과 입법부 다수당이 일치하는 단점 정부를 이루고 효율적 국정 운영을 해나갈 전망이다.

그는 "두다 대통령에 의해 교착에 빠진 법치주의 회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대선 1차 투표에서 낙선한 시몬 홀로니아 하원의장도 "대선에서 승리해 폴란드를 바꿔달라"고 힘을 실었다.

[크라쿠프=AP/뉴시스]폴란드 대선 결선에 진출한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 후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안제이 두다 대통령 전 소속당인 보수 성향 법과정의당(PiS)이 지원하고 있다. 2024.11.25.
[크라쿠프=AP/뉴시스]폴란드 대선 결선에 진출한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 후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안제이 두다 대통령 전 소속당인 보수 성향 법과정의당(PiS)이 지원하고 있다. 2024.11.25.

아울러 트샤스코프스키 후보가 당선될 경우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주도하는 대(對)러시아 공동전선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이해당사국이다.

우크라이나 남부 접경국인 루마니아의 니쿠쇼르 단 신임 대통령도 취임 직전 바르샤바를 찾아 "통합된 EU 없이 국가가 발전할 수 없다"며 트샤스코프스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한편 민족주의 성향 역사학자인 나브로츠키 무소속 후보는 보수 야당인 법과정의당 지지를 받고 있다.

당선될 경우 두다 대통령보다 강도 높은 고립주의 기조를 세우며 투스크 내각과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망했다. 폴리티코는 "그가 승리하면 투스크 정부는 활동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유사한 "위대하고 강한 폴란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지지세를 결집한 그는 '기독교적 국가공동체'와 '불법 이민자 없는 안전한 폴란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미국 '국가기도의 날' 행사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나브로츠키 후보를 백악관에서 따로 만나 힘을 실었다. 대선을 5일 앞둔 27일에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폴란드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지지 선언을 하기도 했다.


1차 투표에서 3위로 낙선한 슬라보미르 멘첸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도 나브로츠키 후보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반대 등 자신의 정책 구상을 수용할 것을 양 후보에게 요구했는데, 나브로츠키 후보만 서명했다.


AP는 "여론이 워낙 접전세라 결선 투표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투스크 총리는 법치주의를 추진할 수 있는 '대통령 동맹'을 가지거나, 거부권을 행사하고 정부 이니셔티브를 차단하는 '라이벌'을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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