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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도 몰라요"…전자담배에 빠진 청소년들

뉴시스

입력 2025.05.31 05:01

수정 2025.05.31 05:01

종이담배는 줄고 액상형 전자담배 증가 전자담배 예방 교육 조례 개정 추진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상점에 담배 판매 안내문이 걸려 있다. 2023.02.01.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상점에 담배 판매 안내문이 걸려 있다. 2023.02.01. livertrent@newsis.com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종이담배는 안 해요. 냄새 나고 티 나잖아요. 전자담배는 선생님들도 잘 못 알아채요."

지난 29일 오후 경기 안양시 동안구 한 학원가에서 만난 고등학생 A(17)군은 전자담배 사용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A군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이제 전자담배가 대세"라며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금연의 날'(매년 5월31일)을 앞두고 청소년 사이에서 퍼지는 전자담배 사용 실태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 냄새나 연기가 거의 없어 적발이 어렵고 중독성과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 조기 개입이 더욱 힘들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30일 동안 1일 이상 청소년의 담배제품(일반담배·전자담배 포함) 현재 사용률은 2020년 4.8%에서 2024년 4.5%로 소폭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1.9%에서 3.0%로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전통적인 궐련 담배 사용은 줄어든 반면 냄새나 흔적이 적은 전자담배로 흡연 방식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기도 역시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모두 포함한 담배제품 현재 사용률이 4.3%로, 전국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청소년들의 담배 접근성도 여전하다. 담배 구매를 '쉽게 할 수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70.5%로, 전년 대비 6.9%p나 증가했다. 이는 단속과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특히 청소년 흡연 양상은 예방 교육을 더욱 어렵게 한다. 과거와 달리 스마트워치형이나 게임기형 전자담배가 시중에 나오면서 실내에서도 더 은밀하게 이용하기 쉬운 여건이 됐다.

수도권에 소재한 한 고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교복 안에 기기를 숨겨서 갖고 다닌다"며 "냄새가 거의 없어 눈치채기 어려운 데다 담배처럼 보이지 않아 확인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의회는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이다. 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소속 성기황 의원은 최근 '청소년유해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조례'에 전자담배 관련 내용을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경기도교육청도 학생 흡연 예방을 위해 학교 중심의 실천 교육은 물론 지역사회 및 온라인 기반 교육까지 연계한 3단계 교육체계를 운영 중이다.

도내 1789개 학교를 '흡연예방 실천학교'로 지정해 심화교육과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며 13개 보건교육 거점학교를 중심으로 권역별 예방 교육도 진행 중이다.


또 교육지원청 25곳을 ‘공유학교’로 지정하고 학생건강증진센터를 거점으로 체험형 예방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 흡연예방 교육 플랫폼도 구축해 학교 안팎 청소년 누구나 예방교육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흡연 예방을 위해 학교, 지역사회, 온라인까지 아우르는 3단계 교육체계를 구축해 실천형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흡연 예방교육이 각 학교에서 잘 정착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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